백종원 tvN `집밥 백선생`·MBC `마리텔`서 매력분출
“제가 만드는 음식 수준은 세발자전거에요. 할아버지건 아이건 자전거 안 타본 사람도 안심하고 탈 수 있는 그런 자전거입니다. 요리를 전혀 해보지 않았던 분들께 `겁 내지 않아도 돼` `아무나 할 수 있는 거야`라는 말을 건네고 싶은 거죠.”
tvN `집밥 백선생`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선보이며 종횡무진하는 백종원을 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집밥 백선생` 세트장에서 만났다.
백종원은 “제가 하는 음식을 보면서 시청자분들이 `어? 저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갖고 직접 음식을 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제가 하는 게 법은 아니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0여 년 전엔 `사장`이라는 호칭이, 5~6년 전까진 `대표`라는 호칭이 좋았다는 백종원은 요즘 `백선생` `백주부`로 불린다.
대중적인 인기를 얻자 `백종원의 요리가 맛있지 않다`고 한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인터뷰나 `음식에 단맛, 짠맛 밖에 없느냐`는 비판까지 논란도 따라왔다.
“저를 향한 비판이 있는 걸 잘 알고 있고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의 방법으로 더 많은 분들이 요리에 쉽게 도전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간은 일부러 세게 하는 겁니다. 모자란 걸 채우는 것보다는 짜니까 간장을 덜 넣거나 물을 더 넣거나 시청자분들이 줄이는 게 더 쉽거든요.”
`방송대세`답게 백종원은 달변이었다.
백종원은 “저는 소위 `족보`도 없고 정통성도 없고 사실 쉐프도 아닌, 음식하는 걸 좋아하고 그걸 사람들한테 보여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며 “언젠가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쉐프가 방송에서 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채팅창의 내용을 잘 캐치해 읽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그는 “한 1년 게임에 빠져 살았더니 그정도 속도는 일도 아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게임에서 하도 욕을 먹어 방송 중에 먹는 욕에도 울컥하지 않는 `멘탈`을 가지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가 출연하는 `집밥 백선생`은 `요리불능` 김구라, 윤상, 박정철, 손호준이 백종원을 만나 인스턴트 대신 직접 요리를 하는 재미를 알아가며 `요리인간`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담았다.
지난 5월 19일 2.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으로 출발했던 `집밥 백선생`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7일 방송된 `집밥 백선생` 생선통조림 편의 시청률은 7.4%. 최고 시청률은 8.7%로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자리에 함께한 고민구 tvN PD는 “백종원 선생님을 보면 아는 걸 나누려는 마음이 크게 느껴진다. 출연자들이 요리를 할 때마다 `그렇지! 그렇지!` 하시는데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이런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인기의 이유를 분석했다.
고 PD는 “`백쌤`이 프랜차이즈의 대가이신데 저도 `백쌤`과 함께 `집밥 백선생` 2호점 지방편, 3호점 해외편을 하고 싶은 막연한 바람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백종원은 출연자 중 가장 발전 가능성이 큰 사람으로 윤상을 꼽았다.
“자기 음식에 엄청 감탄을 해요. 가끔 보면 한심해 보일 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이 발전을 하는 법이죠. 김구라씨는 내내 구시렁거리지만 사실 많이 먹어봐서 그런지 음식을 잘 알아요. 나머지 3명이 너무 음식에 집중해있으니 방송을 위해서 더 투덜대는 걸 겁니다.”
손호준에 대해서는 복습을 잘해서 예쁜 친구, 박정철은 음식 배우는 데 집중하느라고 재미는 제일 없지만 가장 많이 가르쳐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연매출 1천억원에 달하는 주식회사 더본코리아의 대표이사인 백종원이 자기 사업을 제쳐놓고 `집밥`을 가르치는 방송에 열의를 보이는 데 대해 의문의 눈초리도 있다.
백종원은 “아이러니하게도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청자에게 외식산업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라며 “음식 만드는 게 쉽지만 사실 귀찮고 힘들다. 실제로 음식을 해먹으며 행복을 느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식당에서 나오는 밑반찬의 가치, 노동의 가치를 알아주셨으면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지금 당장은 식당 손님이 줄어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지면 오히려 매출이 더 늘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외식업이 3D 업종이라는 고정관념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마트에서 아저씨들이 장을 봐가고 `저희 남편이 요리를 시작했어요`하는 이메일도 오곤 해 뿌듯합니다. 언제까지 방송할꺼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이제 그냥 그만둘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고요. (웃음) 제가 약간 욕을 먹더라도 음식에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계시는 한 방송은 계속하고 싶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