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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공식

김종헌(아동문학가)
등록일 2015-07-02 02:01 게재일 2015-07-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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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축구국가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전력을 가다듬고 있는 모양이다. 얼마 전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평가전에서 염기훈이 선제골을 터뜨렸고 이어 이용재, 이정협이 추가골을 넣었다. 3대0으로 시원스럽게 완승을 거뒀다. 모두 낯선 이름들이다. 곧바로 이 신인들은 매체에 오르내리며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깜짝 발탁`된 선수들이라고. 그렇다. 이들의 공통점은 슈틸리케 감독이 뽑았다는 것과 `깜짝`뽑혔다는 것이다. 이 `깜짝 발탁`이라는 말이 참 중의적이다. 하나는 이들 세 선수의 실력에 만족한다는 의미이다. 다른 하나는 어느 날 느닷없이 대표팀이 되었다는 비아냥거림이다. 어느 경우든 산수공식을 제대로 대입하지 않고 얻은 의외의 값이라는 의미가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우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히딩크는 박지성, 김남일 등 무명선수를 깜짝 발탁했다. 이에 대해서 비난과 감독 교체설 등이 나돌았다. 그러나 막상 당시 우리 대표선수들은 의외라 할 정도의 놀라운 경기능력을 보여주었다. 히딩크의 산수공식은 정확한 답을 찾아냈다.

지난 6월11일 치른 평가전에서 우리 선수들은 만족스런 경기를 펼쳤다. 특히 깜짝 발탁된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이렇듯 해외파 두 감독의 산수공식의 핵심은 `눈`이었다. 그렇다면 국내파 감독들은 선수를 보는 `눈`이 없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이들의 산수공식에도 눈은 있다. 히딩크나 슈틸리케 감독은 오직 선수를 보는 `눈`만 가지고 있다. 그 외의 학연, 지연 등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런데 국내파 감독은 `눈` 이외에 학연, 지연 등의 또 다른 것들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눈±선수±학연±지연=발탁`같은 산수공식 말이다. 그래서 `눈`으로 선수의 활약 이외의 다른 것들도 보기 때문에 `깜짝 발탁`이 매우 힘든 모양이다.

정치도 그런가 보다. 국민 행복 이외의 다른 그 무엇으로 만든 산수공식을 적용하여 현안을 풀고 있나보다. 진영논리나 내년 총선 등 그들만의 산수. 최근 이들이 더하고 뺀 산수의 값은 황교안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 국회법 거부권 행사, 여당대표의 사퇴 압력 및 버티기 등.

/김종헌(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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