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윤리를 왜 공부하나?

이상형(철학박사)
등록일 2015-06-23 02:01 게재일 2015-06-23 27면
스크랩버튼
때로 윤리학 수업을 하다보면 받는 질문이 있다. 우리는 왜 윤리, 도덕을 공부해야 하나요? 학생들의 말에는 은연중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이 깔려 있다. 소위 사회지도층이라는 분들이 청문회 등에서 보여 준 말과 행동은 윤리, 도덕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분들은 당연히 좋은 대학도 나오고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인데 그들의 삶은 윤리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윤리, 도덕을 공부한다고 도덕적이지 않다면 윤리, 도덕을 배울 이유가 있을까?

윤리, 도덕을 실천학문이라 한다. 이 말은 윤리, 도덕은 그 이론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직접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윤리, 도덕을 배우지만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윤리와 도덕의 목적을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학생들에게 왜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냐고 물어보면 대개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우리가 도덕적으로 행동하면 누가 좋을까? 효도해라, 거짓말하지 말라!와 같은 것을 실천하면 누구에게 좋을까? 먼저 나에게 좋고 부모님이 좋고 남들도 좋지 않을까? 그렇다면 윤리, 도덕의 목적은 결국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좋은 삶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윤리와 도덕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인 `공부 열심히 해라!`는 윤리와 도덕일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 열심히 해라`는 윤리, 도덕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공부를 열심히 하면 누가 좋을까? 먼저 내가 좋고 부모님이 좋고 선생님이 좋고 우리 사회가 좋아하지 않을까? 윤리, 도덕의 다른 말처럼 `공부해라`도 결국 좋은 삶을 위한 것이다. 부모들은 공부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가고 좋은 대학가면 좋은데 취직해 돈 많이 벌고 그러면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하기에 자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하지 않을까? 만약 우리 사회가 착한 사람이 돈을 많이 번다면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착하게 살아라!`를 제일 많이 말할 것이다. 착한 사람이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면!

/이상형(철학박사)

팔면경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