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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대교육

곽규진(목사)
등록일 2015-06-19 02:01 게재일 2015-06-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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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대교육(隔代敎育)`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소녀를 맡아서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대가족제도 하에서는 3대(三代)가 한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산업화로 인해 부부 중심의 핵가족 제도로 바뀌어 갔고, 교육의 주체도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서 젊은 부부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 농촌에는 조부모에게 맡겨진 아이들이 많다. 그동안 조부모들은 농사일로 바쁘기도 하고 교육정도가 낮아서 손자녀를 교육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점차로 교육을 많이 받은 젊은 조부모들이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교육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손자녀를 돌보기 시작하는 추세이다.

부모들이 자기의 아이를 키우고 교육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다. 하지만 그 동안 아이들의 양육은 현실적으로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거의 이루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부모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시기와 부모가 사회에 진출하여 열심히 일해야 하는 시기가 맞물려 있다. 어떤 형태로든 조부모의 도움이 절실하다.

외국에도 격대교육의 성공적인 사례가 있다. 빌 게이츠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이다. 부모 모두 사회활동에 바빠서 외할머니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빌 게이츠는 외할머니로부터 독서와 기부의 습관을 익혔다. 두 살 때 부모가 이혼한 오바마도 외조부모의 격려와 지원으로 청소년시절의 어려움을 잘 극복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오랜 전통의 성공적인 사례들이 많다. 조선시대 명문 가문들은 후손들의 교육을 위해 문중에서 직접 서당을 짓고 좋은 스승들을 모셨다. 최근에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 등에서, 은퇴한 할아버지 할머니 전문가들을 활용하는 예는 그 전통을 잇는 좋은 사례다.

마을과 지역 사회가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교육역량을 잘 활용하자. 경로당에 할아버지 학교를 개설하고 문화강좌에 격대교육의 미래를 모색하는 프로그램들을 도입하자. 시간적 여유와 삶의 지혜를 가진 조부모의 격대교육의 활성화는 우리 사회의 미래교육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이다.

/곽규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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