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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의 기백과 반항 담은 영화죠”

연합뉴스
등록일 2015-06-18 02:01 게재일 2015-06-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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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수 감독 신작 `나의 절친악당들` 25일 개봉
알 수 없는 조직의 인턴 지누(류승범)는 상부 지시에 따라 뒤쫓던 차량이 대형 교통사고를 당한 현장에서 견인차 운전기사 나미(고준희)를 보게 된다.

차량에서 오만원 지폐 다발로 꽉 찬 여행가방 세 개를 발견한 나미와 폐차장에서 일하는 불법체류자 야쿠부(샘 오취리), 나미의 뒤를 따라온 지누는 한마음으로 이 돈을 빼돌리기로 한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 등과감하고 도발적인 작품으로 화제를 낳았던 임상수 감독이 새로 들고 온 `나의 절친악당들`은 의외로 청춘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인 조직의 말단 인턴과 불법점유 건물에 사는 운전기사, 불법체류자 등 세 청춘은 영화 속 `아저씨들`이 상징하는 기득권층과 대척점에 서 있다.

아저씨들과 별개의 삶을 살던 젊은이들은 조금씩 반항을 시작한다. 그 모습을 영화는 무게 잡지 않고 시원하게 그려낸다.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이라는 청춘을 향한 환상이 다소 거슬리기는 하지만, 이점을 감안하고 감독의 의도대로 관객도 눈에 힘주지 않고 젊은이들이 세상을 향해 거는 유쾌한 한판 승부로 바라본다면 즐겁게 상영시간을 보낼 수 있다.

임 감독은 17일 CGV 왕십리에서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년 아저씨에대한 복수극”이라며 “영화를 보고 젊은이들의 기백, 반항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류층의 비뚤어진 초상을 날카롭게 그려온 임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목소리를 최대한 낮췄다. 기득권층의 위선이 등장하기는 하나 주인공인 젊은 세대를 통해 이를 파헤치려는 의도가 크게 보이지는 않는다.

임 감독 자신도 “`나나 잘하자`는 생각으로 어깨에 힘을 빼고 만들었다”고 강조했으며 특정 설정이나 장면에 담고자 한 메시지에 대한 여러 질문에도 “큰 메시지나의미는 없다”는 답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그럼에도 영화 장면 장면에는 기득권층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한 `임상수표 반항`은 살아 있다. 이전 영화들보다도 기득권층과 청춘의 대치 구도가 더 뚜렷하게 잡혔고 젊은이들이 복수를 시도하는 모습도 명확하게 그려진다. 감독에게 메시지를 전하려 한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메시지는 관객에 전달된다.

이 영화는 임 감독의 제작사인 휠므빠말과 폭스인터내셔널프러덕션이 공동 제작했으며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투자·배급을 맡았다.

류승범의 연기는 류승범 외의 다른 배우로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럽다. 거칠고 자유로운 여성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고준희도 배역과 꽤 잘 어울린다.

고준희는 “처음 액션을 한 것치고는 즐겁고 재미있게 찍었다”며 “나 자신이 나미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많이 느꼈고 관객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주혁, 류현경 등 조연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양익준은 출연 장면이 몇 되지 않는데도 존재감으로 `신 스틸러`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준다. 임 감독 자신도 `아저씨`로 단역 출연했다.

25일 개봉. 109분. 청소년 관람 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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