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삼척·영덕·포항·감포 대왕암까지<BR>⑼ KTX 포항 새 역과, 민물장어 옛집을 가다
서울에서 동해 바닷가 포항시로 직행하는, 코레일 기차역이 오픈했다.
최초의 포항역장(驛長)은 부산 출신의 전(前) 조치원 역장. 24년째 코레일에 근무해왔다는 김기춘(金杞春)씨다.
역내에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도
인근 달전의 맛집 `금정 민물장어`
집마당서 직접 담근 간장 발라
참숯으로 갓 구운 맛 `일품`
지난 4월 2일 개통한지 70여일이 됐는데, `개통 100일`째가 되는 오는 7월 10일에는 떡이라도 빚어 자축해야겠다고 하면서도, 중동증후군 메르스병 때문에 6월초부터 1천여명이나 여객수가 줄었다며 걱정한다.예약은 승차일 한 달 전부터 받는다.
최대 30% 디스카운트한다는데, 2주전 예약분에 대해서는 10% 할인(割引)한다고.
인기(人氣)시간대는 `밤 9시47분에 포항 도착`, `오후 5시에 서울 출발`하는 기차편이라고. 이 인기시간대에는 좌석이 거의 만석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금·토·일요일 주말에는 표를 사기 어렵다고 한다.
포항역 구내에는 `관광 안내소`가 있어, 포항시에서 파견돼 온 안내원이 포항해수욕장을 비롯한 지역 주요 관광지를 안내를 해 준다.
역내에는 `포항시 농특산물 판매장`도 있다. 질기지 않고 달콤한 오징어 한 봉지와, `홍삼 바이오 소금` 한 병을 샀다. 모두 `영일만 친구`라는 상표가 붙은 포항상품이었다.
포항역 구내에서, 특수한 포항상품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즐거운 일이다. 21개 업체가 만든 상품이 가득히 전시판매되고 있다.
KTX포항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6㎞의 달전. 흥해읍 도음로 734번지의 `금정(琴亭) 숯불 민물장어집`에서 점심을 들었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이다.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 장어를 즉석에서 구워주는 식당이다.
`식당`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별장(別莊)같은 정원 속의 집이다.
아름다운 홍장미가 울타리에 쏟아져 피는 양옥집에, 8개의 객실과 50명을 수용하는 홀이 있는 장어구이 가게. 한때 5월에서 8월까지, 포항바다의 해돋이 구경오는 손님맞이에, `넉 달 일하고 일 년 먹고산 식당`으로 소문난 가게인데, 요즘 경기는 내리막이라고…
소금구이·간장구이·고추장구이…
참숯으로 구운 세 가지 장어구이(한 마리에 2만8천원 가량)가 가즈런히 탁자 한가운데 놓아지는 둘레에, 상추·깻잎·풋고추·생마늘·초생강·명이나물·락쿄·정그지묻침·콩나물·고추·무우지·장어뼈튀김 등…
열 가지가 넘는 반찬이 놓아지고, 복분자술병까지 함께 나온다. 정녕 푸짐한 식탁이다. 40㎝ 이상 길이의 장어 한 마리에 3만3천원 가량. 적지않은 값이다.
그러나, 참숯으로 갓구운 장어의 맛은 일품이다. 특히 식후에 나온 된장국수의 차가운 맛도 잊을 수 없다.
식탁에 오르는 갖은 채소는, 안주인 김여사가 손수 심어 키운 것이다.
1만3천여평의 둘레 마당과 산비탈에서 정갈하게 가꾼다고 한다.
“시장에서 사온 채소는 하나도 없어요. 모두 우리 마당에서 키운 것들이죠.”
장어와 함께 싱싱한 채소의 영양도 드리고 싶다는 안주인의 웃음이 식탁 둘레에 펼쳐진다.
마당에서 가꾸어, 마당에서 말렸다는 무우말랭이차(茶)의 그 고소한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감돌았다. / 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하홍걸(디지털 희망칼라) 캘리그래피·제일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