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다가오는 시점이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외지 기업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취임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기업 유치를 위해 벌써 21건의 MOU도 체결했다고 한다. 지난달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도 다녀왔다. 러시아와 중국을 차례로 방문해서 영일만항의 북방 물동량 확보를 위해 뛰었고, 해양관광산업 육성과 민간 투자 활성화 가능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강덕 시장과 동행한 포항시 대표단의 일원은 “이 시장이 일중독에 빠져 있더라”는 얘기까지 했다. 출장 기간 중 그날 업무가 늦은 시간까지 계속돼 동행한 대표단과의 만찬을 겸한 식사자리도 늦게 시작했었고 다음날 일찍 강행군이 이어져서 고단한 출장이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들이 이 시장의 임기 마무리 시점에 구체적 성과와 좋은 결실로 이어지기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한다.
하지만 이강덕 시장에게 귀에 쓰지만 며칠 전의 일에 대한 고언을 하고자 한다.
지난달 29일 제220회 포항시의회 본회의장은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RDF) 민간투자 사업`의 마지막 진통과 숨고르기에 모두가 힘들어하며 RDF 실시 협약 동의안의 처리를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사업이 이제 마지막 의회 동의안 처리를 남겨두고 있었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또 밖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그동안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동의안 처리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각 상임위별 보고와 의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RDF 안건의 보고에 대해 해당 지역구 시의원의 의사진행 발언과 요구에 의장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전체의원들은 간담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 사안에 대해 좀 더 주민들의 의견과 집행부의 사업 추진 당위성을 청취하는 자리를 갖자는데 의견을 모은 후 주민 대표와 시장을 기다렸다.
하지만 시장은 오지 않았고 다른 직원을 통해서 “민원인과의 자리에서(거론하기에는) 부적절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주민 대표에게 양해를 구해 간담회장 밖으로 나가게 하자”는 뜻을 전달해 왔다. 결국 주민 대표가 이를 받아들인 뒤 전체 의원들은 시장의 입장을 다시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때까지는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이었다. 이날 시장은 32명의 주민대표로 이뤄진 시의회에서 의원들을 앞에 두고 `여러분`이란 단어를 선택한 뒤 부하직원을 앞에 두고 훈계하거나 업무 지시를 하듯 말을 이어갔다. 심지어 피해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한 단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해당지역 시의원이 “표현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자 시장도 즉각 맞서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어 시장이 냉랭한 표정으로 돌아서자 많은 의원들은 놀라움은 물론 취임 후 1년간 보여 온 서민적이고 항상 약자의 편에서 먼저 자신을 낮춰온 모습을 떠올리며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여러 의원들은 “오늘은 포항시장이 아닌 경찰청의 수장으로서 부하직원을 다루는 듯 해 많이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누구든 실수는 할 수 있고 본인의 의도가 언행을 통해 남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많은 사람들이 받은 느낌이 똑 같다는데 문제가 있다. 물론 본회의장에서 주민들로부터 받은 항의에 단체장으로서 몹시 서운하고 감정이 상했던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세상의 만사는 서로 간의 신뢰와 진심이 뒷받침돼야 좋은 결실로 끝날 수 있다. 지금 취임 1년을 눈앞에 두고 이강덕 시장은 자신의 장점인 소통과 겸손의 자세를 더욱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는 52만의 시민을 대표하는 포항의 리더이다. 현재 포항이 힘들다고 한다. 인구는 감소추세고 경북도 내 법인 지방세도 구미에 400억여원이 뒤졌다. 이강덕 시장이 지난 1년간의 어려움과 성과를 성찰함으로써 포항의 위기를 잘 극복해 향후 미래에 더 큰 역할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그릇을 더 크게 키워나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