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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의 날 선물

이상형(철학박사)
등록일 2015-05-26 02:01 게재일 2015-05-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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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아침에 학교에 들어서는 데 꽃을 파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어버이날도 지나고 스승의 날도 지났는데 왜 꽃이지 하며 잠시 궁금했었다.

나중에 동료가 이야기해 준 사실이지만 성년의 날이란다.

우리나라는 매년 5월 셋째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기념한다. 그런데 올해는 그 성년의 날이 5·18 민주화운동기념일과 겹치게 되었다. 1980년, 그때의 광주에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스러졌지만 그 중에는 성년이 막된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기념일을 정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5·18, 그날의 과거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또 하나는 새로운 동료가 된 성인의 미래를 축복하기 위해. 누군가의 현재 모습을 알고 싶다면 우리가 물어볼 것은 그의 과거이다. 과거를 보면 지금의 그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나의 지금 모습은 과거에 내가 했던 것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미래의 자기 모습을 궁금해 한다. 그러나 굳이 점을 볼 필요까지 없다. 지금 내가 무엇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무엇을 가장 많이 노력하는지 보면 된다. 미래는 현재의 내가 모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 사회의 민주화는 우리가 5·18을 얼마나 기억하고 보존하며 계승했는가에 달려 있다. 또한 현재 우리가 얼마나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는지 본다면 미래의 세상도 알 수 있다. 만약 민주화 운동이 단지 정부나 정치권의 연례행사에 지나지 않는다면 올해 성년이 된 미래의 주인공들이 누릴 세상도 민주화된 세상과 거리가 멀 것이다.

성년의 날 선물은 장미와 향수, 키스라고 한다. 장미는 젊음의 열정과 사랑을 계속하길 바라며, 향수는 타인에게 좋은 의미를 주는 사람이 되고, 키스는 책임감 있는 사랑을 바란다는 의미란다. 사랑, 책임, 매너가 있길 기원하는 것도 좋지만 민주화된 사회를 물려주는 것도 좋은 선물이 아닐까? 그리고 이것이 그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며 사랑일 것이다.

/이상형(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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