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오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도덕성에 대한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입시 위주 교육과 물질만능주의로 인성(人性)이 상실되고 급속한 노령화 및 핵가족화로 고독, 무위, 빈곤, 질병 등 각종 노인문제가 발생한 지 오래다.
나의 부모이자, 앞으로 나의 형상이 될 노인이 사회적 님비 현상에 따라 도시에서 이제 갈 곳을 잃고 외곽지로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 독거노인 중 노인돌봄기본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 2천4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거주지별 분석표에 따르면 북구 778명, 남구 734명, 도심 964명으로 도심지역에 40%가 거주하고 있다. 평균 25%의 공실률로 집계되고 있는 포항지역 31개소 노인요양시설 중 도심지역 8개소의 공실률은 0%이다. 노인들이 외곽지 보다는 도심지역에 거주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노인들은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하고,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나의 피붙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길 원하지만 부족한 노인복지시설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도심형 노인지원복합타운 조성을 위해 관공서와 폐교의 활용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 왔다. 현재 시내 중심가에 위치하면서 매입자가 없어 방치되고 있는 포항교육지원청 부지 등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슬럼지역 내 주택 재활용을 통한 주간보호 노인전문치매시설로 확충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노후 연립주택 1층을 재활용한 노인주간보호시설을 동단위로 설치해 치매노인을 전문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간 소규모 어린이집 형태로도 확산시킬 수 있다. 행정기관과 기업이 나서서 함께 만들어가는 노인복지공간 조성도 생각할 수 있겠다.
대구시는 KT&G 소유 부지를 공원에서 상업지역으로 전환해 주고 KT&G는 이 곳에 아파트를 세우는 한편 공원 조성과 노인전문요양시설을 건립해 행정기관에 기부채납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이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한 시설물을 도심구조에 맞게 리모델링하거나 새롭게 만들어 노인시설로 운영한다면 외곽지로 떠도는 노인들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노년에 자녀들과 이별아닌 이별을 겪지 않고, 마지막까지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
포항시가 발빠르게 미래 노인 인구를 위한 기본인프라 확충을 추진한다면 포항시민은 안정된 울타리 안에서 더 행복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재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인복지대책이 계획대로 제대로 이행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노인을 위한 `고령친화도시`를 건설 중에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선진국은 물론 일본 등 초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 중인 아시아 국가들도 이에 편승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가장 일반적인 현상은 인생황혼기, 양로와 요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들이 도심으로 역(逆)이주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창조도시 포항`을 지향하는 포항시도`노인친화도시형 포항`구상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행해야 한다. 결국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 부모세대의 문제가 아닌 아닌 바로 우리세대가 직접 겪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인 것이다. 포항이 그 어느 도시보다도 노인복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게 담당 공무원으로서 솔직하게 듣고 싶은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