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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목월 생가

서동훈(칼럼니스트)
등록일 2015-05-06 02:01 게재일 2015-05-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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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모량리에 복원된 목월(木月) 생가는 초가집 안채 사랑채 방앗간 장독대 등 목월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을 갖추기는 했으나 앞으로 손 볼 일이 적지 않다. 고창 선운사 인근의 미당 서정주 고향은 온통 국화천지다. `국화옆에서`를 모티브로 온 들판에 국화를 심었다. 선운사와 미당 생가와 기념관을 연계한 관광벨트가 형성된 것이다. 경남 통영의 청마 유치환문학관도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미항과 기념관이 어울어져 통영관광의 중심이 돼 있다. 춘천의 김유정문학관은 마을 전체가 기념관이다. `봄봄`에 나오는 장소들이 다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소설 속의 장소를 현장에서 돌아보는 즐거움을 누린다.

이같은 문인들의 기념관·문학관에 비해 경주의 동리목월문학관은 관광자원화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불국사 앞에 있는 동리목월문학관은 동리의 생가와는 8㎞가량 떨어져 있고, 목월의 생가와는 16㎞ 밖이니, 동리·목월의 체취를 느낄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불국사에 있는 문학관은 문학강좌나 세미나, 문학강연장으로 사용하고, 동리 목월 생가를 중심으로 관광자원화 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리의 생가는 경주 시내에 있고, 근처에 `무녀도`의 현장인 금장대와 애기청소가 있다. 독일 라인강변의 롤렐라이언덕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지만, 로렐라이언덕은 시인 음악가 화가들이 열심히 작품을 제작해 온 세계에 보급함으로써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지만 금장대와 애기청소는 `무녀도`이래 이렇다 할 작품이 없다.

목월의 시에는 산도화, 박꽃, 느릅나무, 밀밭, 사슴, 목련, 청노루 등이 나온다. 그런데 목월 생가에는 이런 것들이 아직 없다. 박넝쿨 한 포기, 손바닥만한 밀밭 등이 있을 뿐 산도화 할 그루 없고, 오히려 외래종 꽃이 더 많이 심어져 있다. 목월 시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생가로 만들어야 관광객들이 매력을 느낄 것이다. 지역의 우뚝한 문화예술인들을 선양하는 일이 지역발전의 요체임을 경주시와 경북도가 알고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서동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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