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신 선
한 입씩 옴찔옴찔 무는 탱탱한 질 속으로
빈틈없이 삽입해 들어간
수나사의
성난 살 한 토막
폐품이 된 이앙기에서 쏟아져 나온
나사 한 쌍
외설한 체위 들킨 채 날흙 속에서 그대로 하고 있다
둘레에는
정액 쏟듯 흘린
제비꽃 몇 방울
봄날이 가져다주는 재생의 이미지들이 에로티시즘을 입고 재미난 시로 펼쳐져 있다. 겨우내 폐품이 된 이양기, 나사 한 쌍. 같은 무생명의 갑갑함 속에서 생명력과 열정을 되살려 놓으려는 시인의 의도가 전혀 외설스럽지 않고 재밌게 펼쳐지고 있음을 본다. 폐허라는 퇴락한 시간들 속에서 건져 올리는 신선하고 생생한 생명의 끈을 팽팽한 긴장감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