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란 사람들을 격려하고 자극하는 자리이지, 자신의 복잡한 생각들을 공유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1965년 신생국의 초대총리에 올라 25년간 재임하는 동안 싱가포르를 전 세계에 우뚝 서게 만든 그의 원동력은 강직함이었다. 오늘날 싱가포르의 일인당 국민총생산은 거의 6만 달러로 세계 8위이자 아시아 1위이다. 강력한 리더십이 낳은 빛나고 빠른 성과였다.
그가 강조한 `클린 앤 그린` 정책은 일류선진국을 향한 주춧돌 같은 것이었다. 쓰레기 무단 투기, 침이나 껌 뱉기, 흡연 등 자잘한 공공질서 위반부터 다스리는 것이 깨끗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공직자 처우를 최상으로 올리는 만큼 부정부패에는 철저하게 무관용의 원칙을 고수했다. 이 모든 원동력을 바탕으로 일류국가 만들기 프로젝트에 전생을 바쳤으니 국부로 추앙받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합리적 서구 민주주의 시각에서 보면 그는 독선적인 지도자였다. 그 스스로 공공연하게 서구식 민주주의를 흉내 내는 것보다 아시아적 가치에 맞는 민주주의를 택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기야 떡도 쥐고 북도 칠 수는 없는 것. 강력한 지도력이 국가발전과 국민 경제 부흥을 약속하는 것만큼, 억압된 개인권이나 제한된 자유를 감수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 그 선 안에서라면 그는 분명히 훌륭한 지도자였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