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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행복 교육`이 정착돼야 한다

등록일 2015-02-02 02:01 게재일 2015-0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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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요즘은 자격증 시대이다. 어느 직종에서나 자격증이 있어야 취업이 잘되고 대우 받는다. 대학생들도 어학연수에서 부터 정보 처리 능력에 이르기까지 스펙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가정생활에서 필수적인 부부 자격증이란 소리를 들어 본적이 있는가. 일부 종교 단체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성가정을 위한 교육이 소개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부모의 자격 교육이 절실한데도 이에는 모두 관심이 없다. 과거 대가족 제도 하에서는 3대가 같이 살면서 부모의 삶의 지혜를 따라 배우면서 터득하였다. 며느리는 고부간의 갈등하서도 인내로서 시어머니를 닮아가는 교육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 부부 중심의 핵가족 하에서는 이러한 기회마저 상실하였다. 그러한데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녀는 자기가 잘 기를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오늘날 비정한 부모, 청소년의 비행과 탈선의 근원은 결국 `자격 없는 부모`에게 원천적 책임이 있다.

일전에 대구시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부모 행복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보았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한 마디로 부모의 자격증을 부여하기 위한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교육과정에는 자녀의 인성과 예절 교육, 자기 주도적 학습, 창의성이나 두뇌 교육, 진로 지도 교육 등이 포함되어 있다. 시중 서점에는 자녀를 잘 기르고 성공시키는 저서가 이미 수없이 많이 출판되어 있다. 이 학부모 교육에는 가정에서 부모의 자녀 교육 내용과 방법의 에센스를 소개하고 있다. 전직 교수, 교장, 사회 지도층, 사회 각 분야의 전문 교육 강사들이 참여한 이 프로그램은 참여자 모두 학부모 역량 강화 교육이 절실함을 공유하였다.

이 교육의 원리는`부모가 행복해야 자녀가 행복하다`는 기본전제가 깔려 있다. 우리 대부분은`성공해야 반드시 행복`한 줄로만 알고 있다. 또한`자녀가 성공해야 부모가 행복하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오래 산 부모는 자녀의 출세와 성공이 부모의 행복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자식을 아주 키우면 `국가 소유`가 되고, 돈을 잘 벌면 `장모 자식`이 되고, 가장 밥벌이도 못하는 자식이 `내 자식`이라는 말이 풍자되고 있다. 웃자고 하는 소리이지만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행복 심리학자들은 `성공해야 행복한 것`이 아니고 `행복해야 성공 한다`는 명제 하에 행복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전통적인 자녀 교육관은`고진감래(苦盡甘來) 형`이다. 자녀는 출세와 성공을 위하여 현재의 즐거움은 저당 잡히고 오직 인내하면서 공부만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먼 훗날 출세하면 달콤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여행하려는 아이를 방에 가두고 공부만 하라고 강요한 부모가 아직도 많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도 지났는데도 말이다. 부모 행복교육은 결국 이러한 교육방식을 탈피하여 하바드의 탈 벤 사하르가 말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성취를 즐기는 `행복 성취형 교육`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교육에서 성공의 큰 열매만이 아니라 과정의 작은 열매도 즐기자는 교육을 행 한다는 취지이다.

물론 인간의 행복이 교육만을 통해 가능할 수는 없다. 공사판에서 일하면서 열심히 공부하여 서울 법대에 합격한 어느 학생이 `공부가 가장 쉽고 즐거웠다`고 고백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공부가 즐거워야 학습 능력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스트레스에 의한 잔소리가 자녀의 교육을 망친 경우가 허다하다. 부모가 스스로 자기를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할 때 부모의 자녀 행복 교육은 출발하게 된다. 몇 해 전 대구시교육청에서 전국 처음으로 시도한 학부모 역량 교육이 행정정상의 지원이 확대되어 정착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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