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일 만
기대오는 온기가 넓다
인파에 쏠려 밀착돼 오는
편편한 뼈에서 피돌기가 살아난다
등도 맞대면 포옹보다 뜨겁다는
마주보며 찔러대는 삿대질보다 미쁘다는
이 어색한 풍경의 간격
치장으로 얼룩진 앞면보다야
뒷모습이 오히려 큰 사람을 품고 있다
피를 잘 버무려 골고루 온기를 건네는 등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티는 두 다리를 대신해
필사적으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사람과 사람의 등
비틀거리는 전철이 따뜻한 언덕을 만드는
낯설게 기대지만 의자보다 편안함
그대, 사람의 등
등을 맞댄다는 것은 마주보며 찔러대는 삿대질의 폭력성과는 비할 바 없는 따사로움이 등줄기를 타고 번져온다. 낯선 이의 등에서 느끼는 편안하고 따스한 느낌은 자본의 폭력성을 무력하게 만드는 어떤 힘이 스며있다. 그게 서로의 버팀목이고 이 사회를 그런대로 따스하게 이끌어오는 원동력이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