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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해야 꿈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5-01-05 02:01 게재일 2015-0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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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서 두 권의 책과 손수 뜬 손목 워머를 받았다. 고마우면서도 부끄러웠다. 언제나 한발 늦은 마음 씀, 한 박자 늦은 배려심을 자책했다. 보답으로 집에 오자마자 책을 일독했다. 두 권 다 자기계발서인데, 먼 곳에서 열린 저자 강연회에 참석해서 내 이름으로 사인까지 받아왔다. 자기계발서 종류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친구의 정성에 감복해 절로 귀히 여겨 읽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한 가지 쯤의 매력, 그것이 자기계발서들의 특징인데 이번 책들의 요지도 그랬다. `꿈을 이루려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변해야 한다.`

꿈꾸는 자는 많아도 꿈을 이루는 자는 드물다. 꿈을 향한 실천적 행동, 그것이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이런 책들은 꾸준히 독자들에게 어필된다. 당장 실행에 옮기지 못하더라도 책을 읽는 그 순간만은 충분한 자극제는 되어주기 때문이다. 열심히 꾼다고 꿈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실천 없는 꿈은 한여름 밤의 헛된 꿈에 지나지 않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그 말의 괄호 속에는 `실천해야` 라는 엄청난 인내를 요하는 한정어가 숨어 있다.

왜 극히 일부분의 사람은 꿈을 실현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만 꿀까. 개인적으로`절박함의 정도`에 따라 일차적으로 길이 나뉜다고 본다. 절박함은 방해꾼과도 같다. 걸림돌이 크고 잦을수록 꿈을 꿀 기회도 그 열매를 딸 가능성도 높다. 넘어지려하거나 넘어진 자의 절박함이 실현된 꿈으로 나타나는 예는 얼마나 흔하던가. 그저 아무 일 없거나 다만 평화롭기만 한 사람들은 꿈 꿀 이유가 없다. 꿈조차 꿀 필요 없는 충만한 안식으로 제 안이 가득 찬데 무에 꿈이 필요할 것인가. 그들은 꿈 따위로 애면글면 자학 모드를 설정할 이유가 없다.

꿈꾸는 자라면 절박함이 있고, 절박하면 꿈꾸게 되어 있다. 꿈만 꾸고 실천하지 않으면 절박하지 않은 거다. 꿈이 꿈으로만 남아있는 건 내 절박함이 그 꿈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꿈으로만 있는 꿈은 꿈이 아니다. 실천해야 꿈이다. 새해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이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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