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돌보고 있는 아동복지시설을 찾았다. 중증장애인들이 침대에 누워 생활하는 곳으로 후덥지근한 날씨로 천장에는 선풍기가 돌고 있는데 장애인을 보는 순간 내 마음까지 더워지는 것 같다. 대부분 누워서 생활하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가정에서 돌보지 못하는 1급장애인들만 돌보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시설을 둘러보며 프로그램 운영 방법과 자원봉사 교육을 받고 식사 배식을 했다. 누워서 일어나지 못하는 환자를 침대를 세워놓고 죽을 떠 먹였다. 인내심을 가지고 한 숟갈 두 숟갈 정성껏 떠 먹였다. 경주시 노인전문 요양병원 등 다른 장애인 시설에도 가끔씩 봉사활동을 했지만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환자를 돌보는 곳은 처음이다.
버스로 2시간을 이동해서 납골당(니르나바)을 찾았다. 장엄한 장송곡이 흐르는 곳이 아니고 5성급호텔에 휴식을 취하러 온 것 같은 분위기다. 싱가포르 자국민 절반가까이 안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 호텔보다 더 호화롭게 장식돼 있어 탄성이 흘러나왔다.
주룽새공원을 탐방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숲 속을 달리는데 새 소리의 오케스트라와 공기의 상쾌함이 여행의 피로를 씻어주었다. 새들의 지상천국이다. 플라밍고의 군무 그리고 앵무새의 아름다운 소리 등 새들의 공연을 보며 경주시의 버드파크를 떠 올렸다. 어제 탐방한 국립식물원을 보면서 우리는 너무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 온 것을 실감하며 시의원과 공무원들이 좀 더 빨리 벤치마킹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식물원도 새공원도 원초적 자연과 어우러지게 인공이 가미되면 보는 사람들이 한층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면밀한 검토에 따라 장소 선정에서부터 선행돼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신라천년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 본다. 동궁원과 버드파크는 갓 쓰고 양복 입은 건물의 외향부터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제2동궁원은 버드파크로 확장하고 식물원은 화랑교육원 앞 경북산림연구소 주변으로 남산을 끼고 계획해 봄이 어떨까 감히 진언해본다. 지금은 세계인이 찾는 `황금도시`경주다. 선택과 집중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파리하면 금방 떠오르는 것이 에펠탑, 모스크바는 붉은 광장의 크렘린 성, 덴마크는 인어공주다. 싱가포르는 무엇일까. 머라이언상이다. 머리는 사자 몸은 물고기다. 머라이언 조각상이 있는 머라이 공원은 일년에 해외 관광객이 1억3천만 명이 찾는 싱가포르 관광명소 중 하나다. 1972년 리콴유 총리가 사자의 도읍이라는 싱가포르 전설을 각색하고 기획하여 철저하게 마케팅을 해서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명소로 만들었다. 경주하면 떠오르는 세계적인 조각 금관은 어떨까. 전 세계 금관 7개 중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금관 6개가 황금도시 경주시에서 발굴됐다. 누구나 좋아하는 `황금`, 경이적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