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탄소소재가 최근에 개발된 첨단소재로 인식하고 있으나, 인류가 탄소소재를 사용한 역사는 선사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탄소소재에는 3형제가 있다. 가장 작고 최근에 태어난 것이 탄소나노튜브, 그라팬과 같은 나노소재이지만, 우리는 이미 소나무의 진을 태워 그름을 모아 먹을 만들어 사용하였으며, 카본블랙은 타이어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재이다. 둘째는 가장 아름답고 강한 형제인 다이아몬드가 있다. 다이아몬드는 천연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으나,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다이아몬드는 인공적으로 흑연을 고온고압으로 처리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연이 있다. 흑연은 탄소소재 중에서 가장 안정된 물질로서, 연필심을 만드는 원료일 뿐만 아니라, 고체 윤활유, 전극봉, 도가니 등의 제조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탄소소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로 사용돼 왔으나, 탄소소재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대량생산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이 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탄소재료에 대한 높은 관심은 탄소재료가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탄소재료는 제철, 반도체, 태양광 등의 수요산업을 비롯하여 항공우주산업의 필수소재로 자리매김했으며, 자동차의 경량화 및 고성능화를 위한 전략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보잉사는 일본의 토레이사와 10년 간 2조원 규모의 탄소섬유 구매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며, 유럽의 에어버스사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 폰의 보급 확대와 더불어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로서의 전지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함으로써, 고성능 리튬 2차전지의 음극재인 흑연소재의 성능향상 및 수요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을 위한 작은 움직임이 있었다. 다름아닌 창조경제 선도지역의 지정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지정목적은 기업주도형의 대·중소·중견기업 연계 및 협력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정책이 본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업추진주체인 기술주도형 강소기업 육성 및 지원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외부에 철강도시로만 알려진 포항이지만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철광석과 탄소소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쇳물을 판재나 봉재로 뽑아내기 위한 노즐이나 열 충격에 견딜 수 있는 내화물, 고로 하부용 블록 및 도금강판 생산용 도전 롤, 고철을 녹이는 전기로 등 제철산업에서 사용되는 탄소재료만 해도 엄청나다. 또한 자동차나 전자부품 생산을 위한 금형생산에도 흑연전극을 이용한 방전가공이 필수적이며, 반도체를 생산하는 도가니와 발열체, 원자로의 구조재 등도 모두 탄소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탄소재료를 탄소 성형체라 부르며, 아직도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포항시가 철강도시에서 탈피해 새로운 첨단소재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경상북도가 정부과제로 추진 중인 탄소소재 육성클러스터 조성사업과 창조경제 선도지역 조성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번 기회를 놓치게 되면 당분간 지역경제의 활성화 동력을 얻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포항시에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지역에 있는 기술주도형 탄소소재 전문기업을 발굴하고 강소기업으로 육성함과 동시에, 관련 산업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연계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탄소소재 육성 클러스터 사업과 창조경제 선도지역사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