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 무
비 다녀간 강물처럼 불어난 생의 슬픔을 글썽대는 눈
풍경 담은 호수처럼 깊어지는 눈
사금파리로 창 긁는 소리 연신 뱉어내는 연인의 눈빛 앞에서
바람 만난 촛불로 일렁대는 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숯불처럼 맹렬하게 적의로 불타는 눈
냉정함과 글썽임의 공존, 일렁임과 적의로 불타는 시선의 깊이가 시인으로 하여금 세계와 생의 슬픔과 풍경과 연인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게해주고 있다. 시인의 이러한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시선을 통해 때로는 냉정하게 때로는 글썽이는 따스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게 지금까지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이 시인의 안목이고 시정신인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