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어느 곳에 있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과 한국문화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자부하고 싶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월~8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수는 943만4천29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불고기, 비빔밥 그리고 김치는 한국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한류로 자리매김 됐다.
특히나 대한민국이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고 뉴욕타임즈에서는 세계5대 건강식품으로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 요구르트, 일본 콩, 인도 렌틸콩, 한국 김치가 발표되면서부터 김치에 대한 관심은 세계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나 또한 김치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부터 김치는 우리의 역사이자 문화요, 정신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특색 있는 김치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저마다 최고를 자처하며 지역소득으로 연결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지역 김치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이 판매에만 집중하다보니 본연의 지역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치가 세계화에 걸맞게 역사성과 변천사에 대한 충분한 고증이나 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반성도 해야 할 것 같다.
가장 한국적인 맛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느리면서도 제대로 된 맛을 상품화 하겠다는 영양군의 모습은 좋은 예(例)가 될 것이다.
`여중군자(女中君子)`로 불리는 장계향이 쓴 `음식디미방`은 동아시아 최초로 여성이 쓴 조리서이자,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다. 1672년께 경북 영양군에 살던 석계 이시명의 부인인 장계향 선생이 썼다. 재령 이씨 가문의 며느리들에게 자신의 음식비법을 전수한 것이다.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 조리법과 저장·발효식품, 식품보관법 등 모두 14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이중에 김치는 꿩고기 김치법, 꿩고기 잔 짠지, 꿩고기 짠지김치에 대한 3가지 조리법이 소개되고 있다. 영양군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노력을 해가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이 책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이 있듯이 `음식디미방`이 영양의 미래 소중한 자산이자 보물임이 틀림없다는 단체장의 혜안(慧眼) 또한 높이 사줘야 할 것이다.
2008년부터 음식디미방 보존회가 결성, 레시피 연구와 음식재현을 통해 340여년 전의 반가음식을 제대로 맛 볼 수 있게 됐으며, 이제는 지역의 식당에서 맛볼 수 있게 대중화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2014 빛깔찬영양김장축제`가 오는 22일부터 12월7일까지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 고추특구에서 열린다. `Mom에 쏙! 입에 쏙!`이란 주제로 청정영양에서 자란 청정 무공해 고랭지 배추, 감칠 맛 나는 매운 빛깔찬 영양고춧가루, 최고의 양념재료로 대한민국 명품김치로 탄생을 기다리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 지역에서는 올해는 가을배추 가격의 하락으로 수확까지 포기하는 농민들이 있어 실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는 실정이나 영양지역은 다수가 계약재배가 이뤄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축제는 지리적 여건상 유동인구가 적은 산간오지라는 악조건 속에도 산나물 축제의 성공을 교훈삼아, 일회성 행사에 치우치지 않고, 엄선된 최고의 재료를 쓴다는 약속의 축제로 만들어 나간다면 반드시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본다.
이번 축제는 1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16일간 이어지는 타 자치단체와는 차별화된 저예산, 100% 지역주민 참여 축제를 유도하고 있다. 음식의 삼합(三合)이란 3가지 요소가 합해져 가장 절묘한 맛을 내듯이 영양김장축제 또한 역사적 전통이 뿌리 깊고, 최고의 명품농산물이 있고, 주민 참여의지가 높은 축제이니 만큼 제대로 큰일을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겨울의 초입에서 영양김장축제가 초콜릿, 사탕처럼 지인들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한포기를 선물하는 일명 `김치 한 데이(day)`가 문화로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