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잇따라 원전과 관련된 시민들이 깜짝 놀랄 만한 뉴스가 터져 나와 원전 홍보팀장으로서 경주시민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보도 자료나 언론매체의 기사가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관심을 끌만한 문구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장이나 잘못된 내용의 폐해, 즉 원전지역 주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주변에는 마치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오인받게 하거나 관광도시 경주의 이미지를 흠집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걸까.
다수 언론매체는 지난 4일자에 `월성원전 방사능 유출 은폐 충격`, `연간 피폭 한도 1만 배` 등의 제목으로 `5년 전 월성원전이 폐연료봉을 떨어뜨려 계측 한도를 넘는 1만mSv 이상의 방사능이 누출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마치 5년 전 월성원전에서 대형 방사능 누출 사고라도 난 듯한 보도였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원자로에서 빠져 나와 로봇에 의해 물 속으로 운반돼야 할 직경 1cm, 길이 50cm 폐연료봉 한 개가 오작동으로 물 속이 아닌 곳에 떨어졌다. 물론 떨어진 곳은 외부와는 완전 차폐된 밀폐 건물이었다. 그곳의 방사선량을 측정해본 결과 짧은 시간 내에 사람이 접근, 작업하면 인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분석됐다.
절차에 따라 작업 도구를 준비, 여러 차례 시험작업을 거친 뒤 작업자를 투입해 떨어진 연료봉 한 개를 물 속에 밀어넣은 것이다.
당연히 이때 외부 환경으로의 방사능 누출은 없었고, 해당 작업자도 미량의 방사선에 노출됐지만 원전의 작업자가 일반적으로 받는 수치를 벗어나지 않았고 건강검진 결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원전의 작업자는 방사선에 노출돼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다. 물론 방사선 노출량은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1978년 고리1호기 가동 이후 36년 동안 국내 원전에서는 방사선에 노출되는 작업 종사원이 단 한 사람도 방사선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일부 매체는 지난 5일자로 `삼중수소 농도 심각`, `생명 위협 시한폭탄` 등의 제목으로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문제를 다뤘다.
월성원전은 중수로 원전으로 설비특성상 국내 다른 원전보다 삼중수소 발생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발생량 수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것이 기준치 이내에서 관리되는지, 인체나 환경 영향이 있는지 등 판단의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 줘야 한다.
월성원전은 삼중수소 방사선량을 일반인 법적기준치(1mSv)의 5%인 0.05mSv를 관리기준치로 정해 놓고 관리 중이다. 이번에 언급된 2013년 월성원전 삼중수소 연간 배출량은 법적기준치의 5%로 정한 관리기준치의 2.9%에 불과하다. 법적기준치를 기준으로 0.8% 정도이며 캐나다 등 해외 중수로 원전에 비해서도 19%에 불과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하지만 월성원전은 중수로 종주국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로 삼중수소 제거 설비를 갖춰 삼중수소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안전이라지만 언론이 방사선이나 원전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련해서는 필요 이상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언론을 통해 사안이 부풀려지거나 왜곡되면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원전 또는 방사능과 관련해서는 그 피해가 막대하다. 원전이 전문 분야여서 일반 국민이 잘 알기 어렵고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막연한 공포감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현 시점에서 적극적인 정보 또는 현장 공개를 통해 국민들의 막연한 공포를 없애고 신뢰를 회복해 가려는 원전과 한수원의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보도 내용이다. 언론매체들이 국민들의 관심사인 원전과 방사선 등과 관련된 보도를 할 때는 막연한 공포감이나 에너지시설에 대한 불신감을 조장하지 않도록 심사숙고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익보도, 다수이익을 지향하는 언론으로서 관련시설 지역민들이 입게 되는 경제적·정신적 손실도 고려해 보도를 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