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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유출된 황산 2천ℓ 중 200ℓ만 강 유입” 주민 “하류 물고기도 폐사… 축소·은폐 의도”

권광순기자
등록일 2014-11-07 02:01 게재일 2014-11-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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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탱크로리 전복<BR>폐사 물고기 수거하고 중화작업 등 대책 분주<BR>안동시도 긴급 수질검사 안동댐 오염 대비 만전

▲ 지난 5일 오후 4시35분께 봉화군 석포면 석포역 뒤편 도로에서 황산을 실은 27t 탱크로리 차량이 길 옆 하천변으로 추락, 황산 2천ℓ가 유출돼 관계기관이 중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속보 = 봉화군 봉화면 석포면에서 황산을 가득 실은 탱크로리가 전복되면서 낙동강 상류에 다량의 황산이 유출된 사고<본지 6일자 4면 보도>에 대해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환경당국의 발표 보다 피해 규모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 현장 조사

하지만 환경당국은 정확한 유출량 조차 밝히지 않아 상수원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오후 4시 35분께 봉화군 석포면 석포역 뒤편 도로에서 조모(53)씨가 몰던 27t 탱크로리 차량이 도로 옆 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지점은 낙동강 상류와 30m가량 떨어져 있다.

환경당국은 이 사고로 탱크로리에 실려 있던 황산 1만ℓ 가운데 2천여ℓ가 유출됐으며, 1천800ℓ는 땅에 고이고 200ℓ 정도만 낙동강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발표했다.

▲ 황산 유출로 낙동강 상류의 한 하천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 있는 모습.
▲ 황산 유출로 낙동강 상류의 한 하천에 죽은 물고기들이 떠 있는 모습.
반면 사고 현장을 찾았던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주장은 다르다. 사고지점 하류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이 잇따라 발견된데다 제련소 직원들이 사건 당일과 다음날 오전까지 죽은 물고기를 건져내는 작업을 한 것으로 보아 실제 황산유출 규모가 훨씬 크다는 것.

사고가 난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에서 하류를 따라 3~4㎞에 걸쳐 죽은 물고기가 강가나 강바닥에서 목격됐다는 주민들의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주민 A씨는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도 양원역 인근 강 하류에서 제련소 직원들이 투망 등 어구를 이용해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면서 “사고지역 하류 수 km 내 물고기들은 모두 폐사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환경운동연합 김수동 사무국장은 “사고 당일 늦은 밤까지 제련소 직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사고 대책반이 차량에 남은 황산 적재량도 확인하지 않은 채 유출량을 대충 추정해 발표한 것은 사고의 심각성을 축소나 은폐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 사고 대책 마련 분주

당국은 사고 지점에 방제둑을 설치하고 가성소다를 뿌려 중화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방제둑 안에 고인 황산을 수거하고 오염된 흙 275t을 제거하는 등 분주하다.

6일 경북도는 밤사이 사고지점에서 낙동강 하류로 13㎞까지 순찰을 해 죽은 물고기 수거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북도와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가 난 곳에서 하류 35㎞ 지점까지 순찰을 벌여 물고기 수백 마리가 폐사해 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국은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 곳에서 산 물고기도 발견된 점으로 미뤄 사고 초기 황산이 강에 유입될 당시 죽은 물고기가 하류 쪽으로 떠내려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지난 5일 오후 4시35분께 봉화군 석포면 석포역 뒤편 도로에서 황산을 실은 27t 탱크로리 차량이 길 옆 하천변으로 추락, 황산 2천ℓ가 유출돼 관계기관이 중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25분, 앞서 사고지점에서 25㎞가량 떨어진 봉화수질자동측정소에서 수질을 측정한 결과 pH(수소이온농도)가 5.6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 pH는 산성과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7(중성)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 경우 산성, 높을 경우 알칼리 또는 염기성이다.

안동시도 안동댐 상류유역에 긴급 수질조사에 착수했다. 시는 6일 오전 도산면 도산서원에서 상류 4km 지점 농암종택 앞 낙동상 줄기에서 PH농도를 측정한 결과 정상수치(PH 7.54)로 나타났지만 보다 정확성을 위해 5곳의 시료를 채취해 경북도환경연구원에 하천수질검사를 의뢰했다.

사고지점으로부터 낙동강물이 유입되는 안동댐까지 거리는 총 90km이다. 또 안동댐까지 10~20km 사이에 위치한 3개의 소수력발전소(소천·임기·명호)에 하천수가 한동안 머물러 안동댐 상류까지 유입되는 시기를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낙동강에서 안동댐으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많은데다 거리도 멀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혹시 생길 문제에 대비해 지속적인 수질측정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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