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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10-17 02:01 게재일 2014-10-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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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나 브렛이 전하는 삶의 교훈`이라는 내용이 인터넷에 떠다닌다. 50 여개 항목인데 공감할 만한 내용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작가가 90세라기에 신기함 반, 호기심 반으로 검색을 해본다. 역시 와전된 거란다. 어떤 사람이 이메일로 잘못된 정보를 보냈는데 그것이 세계로 퍼졌다나. 1956년생인 작가는 `나더러 90살이라고 하는데, 내가 아주 젊다는 것은 놀랄만하고 좋은 일이다.` 이런 두루뭉술한 인터뷰를 했다. 나이에 대한 독자들의 오해를 방치함으로써 다른 좋은 말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관심을 끌었으니 성공한 마케팅인가.

어쨌든 50여 가지 인생 지침서 중에 내 맘에 닿는 것도 많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좋다.” 공평한 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무기력해지고, 살 맛 나지 않을 것인가. 공평하지 않은 그 게임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공평함에 조금이라도 다가서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다독이고 정비하게 된다. 이런 자세는 삶의 활력이 되어 여전히 살만한 인생이란 긍정의 마음을 갖도록 해준다.

“너 말고는 어느 누구도 너의 행복을 책임지지 않는다.” 행복의 기준도 행복을 보는 관점도 사람마다 다르다. 다른 이의 행복 커트라인에 내 점수를 맞출 필요는 없다. 내가 행복해지는 대상과 그 접점이 누구이고 어디인지는 나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 기준에만 닿는다면 충분히 행복한 것이다. 누가 뭐래도 행복은 내 안에 있지 너 안에 있지 않다.

“쓸모가 있거나 예쁘거나 기쁨을 주는 것 외에는 어떤 것이든지 버려라.” 자기계발에 대해 충언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해준다. 버리지 못하면 집착과 아집에서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깊은 데까지 가지 않더라도 잘 버려야 공간이 생긴다. 공간은 곧 여유다. 잡동사니로 가득한 곳에 있거나, 불필요한 것들로 꽉 찬 곳에 머물게 되면 가슴부터 답답해온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는 걸 알고 긍정할 것, 잘 비울 것, 스스로 행복해질 것. 이 삼박자만 맞춰나가도 살 맛 나는 삶과 가까워지는 것을.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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