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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의 사생활도

김살로메(소설가)
등록일 2014-10-10 02:01 게재일 2014-1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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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생활하는 것도 어렵다. 각종 보도 매체의 진화와 범람으로 이제 연예인의 사생활은 `독 안에 든 쥐`가 되었다. 마음만 먹으면 마음껏 그들의 사생활을 파헤쳐 대중의 먹잇감으로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알려져서 좋은 사생활은 알려지지 않아서 좋은 사생활 보다 드물다. 대중 심리는 고약해서 알려져서 좋은 사생활 같은 것에는 관심조차 없다. 따라서 누군가의 사생활이 알려졌을 때 당사자와 주변인들은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다.

혹자는 말한다. 연예인은 공인(公人)이기 때문에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과연 연예인은 공인일까. 또 공인의 사생활은 무한정으로 알려져도 좋은 것일까. 우선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공인은 `국가나 사회를 위해 공적을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연예인은 대중에게 재능을 서비스로 주고 사랑과 대가를 받아가는 직업인이다. 따라서 인지도 높은 연예인이나 스포츠인을 무조건 공인으로 보려는 시각에는 무리가 있다.

공인이든 연예인이든 개인이든 그 누구의 사생활도 보호 받아 마땅하다. 물론 공인은 예외가 따른다. 공인의 경우 사회적 지탄을 받을 행위를 했을 경우 반드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외의 지극히 사적인 일은 공인이라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단정한 매무새, 긴장한 심리 상태로 사회적 생활을 한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풀어진 옷자락, 놓아버린 마음으로 간섭 받고 싶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의 관음증을 만족시키기 위해 연예인의 사생활을 수집하고 때에 따라서 과장 보도를 하고, 대중을 자극하는 보도 매체들의 관행은 지양되어야 한다.

한 연예인의 친부논란 보도로 연예계가 시끄럽다. 다행히 지탄받을 행동이 아니라 본보기가 될 언행으로 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멋진 부성을 보여주는 그 연예인을 보는 시선이 어느 때보다 호의적이다. 이런 특수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사생활 노출은 그 자체가 당사자들에게는 상처일 수밖에 없다. 대중의 욕구를 위해 그 누구의 사생활도 희생양이 되는 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김살로메(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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