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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 실태평가를 하며

등록일 2014-09-01 02:01 게재일 2014-09-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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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태구미시설공단 대리
`공공하수처리장`에서 시설 관리를 맡고 있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다소 생소한 분야의 일일지도 모르겠다. 용어 그대로, 정해진 지역 내 각 가정이나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공동으로 처리하는 곳이다. 그래서 우리 생활의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10여 년 동안 하수처리 과정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던 중 대구지방환경청의 `공공하수도 운영관리 실태평가` 위원으로 참여를 하게 됐다. 평가를 받던 입장에서, 다른 하수처리장의 공정운영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해 관심과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얼마나 행운인가. 한편 `정부3.0`의 핵심가치인 투명성 확보와 시민참여 활성화를 직접 느껴보는 좋은 경험이 아닌가 생각되어, 기대감 또한 컸다.

공공하수도 운영관리 실태평가는 환경부 주관 아래 공공하수처리시설 운영관리의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있는 하수도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방 환경관서에서 관할구역 내 자치단체별 규모별로 그룹을 구분해 매년 실시하고 있다. 관계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 민간단체 등이 평가단으로 구성이 되어 제출한 자료를 기본으로 운영관리 실태를 평가하게 된다.

올해는 현장관리에 큰 비중을 두는 것 같았다. 평가위원들은 하수처리 공정을 일일이 둘러보며 예상 밖의 질문을 하는 등 한낮의 불볕더위에 버금가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막상 평가를 하는 입장이었지만, 현장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설명하는 담당자들의 모습에 새삼 동료애를 느끼며 묘한 감정이 일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단지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과 폐수종말처리시설이 속속 건설·운영되고, 하천수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후로도 다양한 수질개선 대책의 도입과 지속적인 예산투자 등으로 하천과 강의 수질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일반적인 하수처리 공정은 대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먼저 유입된 하수를 침사지에서 스크린 설비로 이물질을 걸러주고, 1차 침전지를 거쳐 생물학적 처리를 한다. 그 다음 다시 2차 침전지를 거쳐 여과기 및 소독조를 통해 최종적으로 방류를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된 슬러지(찌꺼기)만을 모아 농축과 소화, 탈수 과정을 거쳐 매립하거나 퇴비화 또는 소각처리를 하는 등 마지막 부산물까지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아울러, 2012년 1월부터 방류수 수질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대부분의 처리시설에서 생물학적 처리공정 중 고도처리 공법을 추가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공정에서 하천의 부영양화와 녹조를 유발할 수 있는 질소(N)와 인(P)을 제거할 수 있으므로 더욱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하수처리시설에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말도 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하수처리에 대한 막대한 예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각 가정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줄이는 일이다. 또한 공장에서 처리되지 않은 폐수를 몰래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 나아가 환경을 살리는 일은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다. 물을 사용하고, 처리하고, 생산하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돼야 한다. 즉,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물을 아끼고 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 지역의 맑은 물과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수많은 관계 전문가와 민간단체의 끊임없는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린다. 더불어, 전국의 수자원보호와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공하수처리시설 종사자들의 노고에도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돌고 도는 것이 물이다. 무심코 버린 생활하수가 먹는 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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