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전체로 볼 때, 음식물쓰레기로 버려지는 손실 비용만도 한 해 20조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우리 포항만 해도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가 약 150t에 이르고, 한해 처리비용만 약 70억원에 달한다.
곧 다가올 추석과 같은 명절이나 집안의 대·소사를 앞뒤로 해서는 집집마다 음식을 넘치게 장만하는 식문화로 인해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어마어마하다. 언제부터였는지 같은 음식을 두 끼 이상 먹으면 이상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땐 상다리가 휘어져야 보기 좋고, 남은 음식물이 버려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느끼는 풍조가 생긴 것 같다.
잠시 미국에 머문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이 풍요로운 나라답게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 역시 넉넉했다. 아무리 덩치가 큰 미국사람들이라도 어떻게 이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의아해 했다. 미국사람들은 오랫동안 앉아서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즐겼다. 어쩌다 음식이 남으면 꼭 싸가지고 갔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떤가? 포장해 가면 구차한 촌스러움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주저를 하지는 않았던가?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우선 많은 식재료를 사다가 만드는 음식의 양을 필요한 만큼 줄인다면 식재료비용과 시간 낭비, 노동력과 열에너지 및 쓰레기의 최소화 등 일석오조(一石五鳥)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대한 의식만 바꿔도 시간과 비용, 노동력의 낭비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게 된다.
음식물쓰레기가 늘어난다면 환경오염은 물론 막대한 처리비용은 결국 우리의 몫이 되고 만다. 따라서 음식물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는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꼭 필요한 식품만 구입해서 적당량만 요리하고, 먹을 만큼만 덜어서 남기지 않고 먹는 것도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식당에서는 먹지 않을 음식과 자신의 식사량을 미리 알려줘서 먹을 만큼만 주문하고 여럿이 먹는 음식은 개인 접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먹고 남은 음식이 담긴 그릇에 이물질을 버리지 않고, 남은 음식은 포장해서 가져가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식당에서는 남은 음식을 푸드뱅크와 같은 시설을 통해서 이웃과 나누는 것도 생활의 지혜가 될 수 있다.
조상들은 벌써부터 “먹는 음식을 그냥 버리면 후손들이 굶주리는 가난을 겪는다”는 말로 음식물쓰레기가 생기는 것을 나쁘게 생각했다. 이번 추석 연휴만큼은 각 가정에서는 준비한 음식을 다 먹지 못해 일부를 버릴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일은 궁극적으로 환경운동이요, 나아가 국토를 사랑하는 애국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작은 실천이 우리 포항을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다. 포항에서만 연간 처리비용이 70억원에 달한다는 음식물쓰레기를 30%만 줄여도 약 20억원을 아낄 수 있다. 그 돈을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복지 등의 비용으로 사용한다면 포항은 더욱 행복한 도시가 될 것이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