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백성기 포스텍 5대 총장의 정년퇴임식 및 명예교수 추대식이 있었다.
1986년 포스텍에 부임해 28년간 포스텍에서 처장, 부총장, 가속기연구소장 등 주요 보직을 모두 거쳐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총장을 역임한 백 총장의 지난 세월은 포스텍의 역사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포스텍은 1986년에 개교하여 백 총장은 그 첫 교수 그룹의 일환으로 부임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테네시의오크리지연구소에 근무하던 백 총장은 “한국의 진정한 연구중심 대학”이라는 기치를 건 포스텍을 창설한 박태준 회장, 김호길 초대총장의 설득으로 영구귀국한 금속공학자였다.
포스텍에 부임한 후 그는 특유의 탁월한 조직력으로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포스텍의 28년을 끌어왔다. 또한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YMCA 이사장 등 지역사회활동, 지역 TV 방송에서 명사 인터뷰 프로를 맡는 등 지역과 대학의 연계에도 매우 활동적이었다. 특히 작년 국회의원 선거에도 출마해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에도 큰 관심을 보여온 특이한 과학자였다.
필자는 1994년 그가 기획처장으로 있을 당시 포스텍의 지역사회 네트워크인 최고경영자과정(PAMTIP)을 함께 만들면서 그의 정열적이고 일에 대한 욕구를 일찌기 느껴왔다.
또한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재임중 한국대학 역사상 가장 높은 세계대학 랭킹인 포스텍 세계 28위 달성일 것이다.
2010년 영국의 타임즈는 포스텍을 세계 28위에 올려 세계적인 대학으로 랭크했다.
이 기록은 현재 국내 어떠한 대학도 깨지 못했고, 아마도 이 기록을 깰 수 있는 대학은 포스텍 자신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많은 업적 중에서도 특이하게 돋보이는 업적이 두 개 있다.
첫째는 국제화이다. 총장 재직시 국제화기금을 유치해 공격적인 국제화를 도모했다. 이는 포스텍뿐만 아니라 포스코, 포항의 국제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베이징, 하노이 등지에 국제사무소를 개소하고 현지 기자 인터뷰 등으로 대학과 지역을 알리고, 또한 현지의 명문대학 졸업생들을 포스텍의 대학원에 유치하는등의 활동을 했다.
유럽의 프랑크프루트, 미국의 LA 등지로 추가 사무소를 계획해 전세계적인 네트웍을 만들려고 계획했었다.
이는 동경대의 베이징 사무소, 서울대의 LA, 베이징, 동경 사무소 등이 잇달아 개소되는 촉발제가 됐으며, 신설대학인포스텍과 포스텍이 위치한 지역인 포항을 세계적으로 알리려는 전략의 일환이었다.
또한 국제적인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외국인 교수 학생들을 위한 영어공용화 캠퍼스(Bilingual Campus)를 선언하고 이들을 위한 전담사무소 ISSS (International Student and Scholar Service) 를 개설하고 포스텍 캠퍼스가 국제적인 캠퍼스로 탈바꿈 하도록 했다.
또 다른 활동은 캠퍼스와 지역을 연결하는 사회적 활동이다. 그중 하나가 YMCA 활동이다. YMCA 이사로서 그리고 이사장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한 활동에 많은 공헌을 했다.
또한 지역 TV 방송 등에서 명사인터뷰 등 지역방송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등 전형적인 과학자와는 다른 모습으로 지역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이제 그는 포스텍을, 포항을 떠난다. 그러나 그의 몸은 떠나있어도 마음과 정신은 이 지역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와 같이 GP(Greater Postech)이라는 전세계에 포항과 포스텍을 알리는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교육부 대학구조조정위원장으로 한국대학의 개혁과 발전을 위한 노력도 계속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은퇴, 퇴임은 영어로 retire라고 하는데 이는 re와 tire 를 분리하면 `타이어를 다시 갈아 끼운다`로 해석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백성기 총장이 모든 정성을 바치어 키운 포스텍, 그리고 포항에 대한 사랑을 계속 이어나가길 바란다. 퇴임을 축하하며 그에게 새로운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