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충격을 먹은 것은 그 아가씨의 마음이 곧 내 마음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타자의 생각은 나와 같지 않다. 특히 자신만이 생각하는 약점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타자는 나와 생각이 같을 리 없다. 타자는 내가 집착하는 나의 약점 같은 데 관심이 없다. 내 약점은 내 필터 안에서만 작동하는 것이지 타자에게 건너가면 시쳇말로 `의미 없다`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타자는 나만큼 알 리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누군가의 비난 서린 한 마디가 평소 자신이 생각한 약점에 관한 것이라면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모든 타인이 나를 `못생겼다`고 생각하거나 `뚱뚱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게 된다. 10퍼센트의 타자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약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모든 타자도 그럴 것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오해이다. 타자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약점에 대해 눈치조차 채지 못한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부터 긍정하도록. 나를 내가 받아들이지 못할수록 타자의 시선도 곡해하게 된다. 호의적인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마음껏 스스로를 옭아매고 불인정하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고, 스스로 버리는 사람부터 버린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