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세아그룹, 매매조건 등 협의 중… 가격 1조 예상<BR>노조 “초우량 기업 매각 논의 당장 중단하라” 강력 반발
포스코가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의 세아베스틸에 매각된다.
1조원대의 포스코특수강이 세아베스틸에 인수·합병되면 세아베스틸은 연산 400만t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14일 특수강 분야의 계열사 M&A 등 상호 협력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양 그룹은 포스코특수강과 세아베스틸의 M&A를 추진하고 국내 특수강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협력활동을 전개키로 했다.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해 세아베스틸과 합병하면 연간 생산능력 400만t의 세계 최대 규모의 특수강 기업을 갖게 된다.
세아베스틸은 연간 300만t의 탄소합금강, 포스코특수강은 연간 100만t의 스테인리스와 특수강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특수강은 자동차, 선박, 전자제품 등의 소재로 쓰인다.
포스코는 당초 포스코특수강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다가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으며, 양측은 현재 매매 조건을 협의 중이다.
2013년 매출액 1조3천168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기록한 포스코특수강의 몸값은 1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M&A는 현대제철을 겨냥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100만t의 특수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당진제철소에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제철의 특수강 생산능력은 150만t으로 늘어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M&A와 관련, “만성적인 공급과잉과 수입재의 증가로 업계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최근 새로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특수강 노조는 그룹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포스코특수강 비상대책위원회는“매각대상에 오른 부실기업은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단기 성과에 급급한 포스코 경영진이 무리하게 초우량기업인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명분 없는 매각 논의를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강력한 투쟁을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특수강은 포스코가 지난 1997년 창원에 있는 옛 삼미특수강 강봉·강관 부문을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