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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포럼의 발전을 위하여

등록일 2014-08-12 02:01 게재일 2014-08-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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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2년전부터 포스텍 캠퍼스에서 매달 실시되고 있는 AP포럼 (Advance Pohang Forum) 이라는 모임이 있다. 지역의 현안에 대한 해법과 미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지역 협의체인데, 미국의 피츠버그 또는 시애틀 같은 곳에서 시행되는 포럼을 벤치마킹 했다고 한다.

그런 AP 포럼에 대하여 최근 포스텍 내에서 교직원, 학생들의 이의 제기가 있었다. AP 포럼이 열리는 날이면 국제관 근처에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으로 캠퍼스가 어지럽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량들이 `고급 외제 차량`이 많아서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모임이라면 기본적인 질서부터 지켜야 되지 않느냐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역발전을 위한 모임의 구성원들의 차량이 외제차량 이라는 것도 모순된 느낌을 갖게한다. 지역발전은 결국 지역이나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포럼의 정의는 포럼- 디스커션(forum discussion)의 준말로서 의제를 가지고 토의하는 방법의 한 종류이다.

옛날 로마에는 신전이나 공공건축물에 둘러싸인 시민을 위한 광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선 많은 집회가 열리고 정치적 일들이 논의됐기에 `포럼`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에 해당하는 개념이다. 그러한 유래로 인해 지금은 사회자의 지도 아래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간략한 발표를 한 다음, 청중이 그에 대하여 질문하면서 토론하는 형식을 `포럼`이라고 부르고 있다.

토론의 3대 조건은 주제, 발표자, 청중일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청중일 것이다. 포럼에서 청중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해야 할것이고, 그래서 포럼은 대중에 오픈돼야 한다.

현재 AP 포럼은 포스텍 내에서 개최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직원, 학생등은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 열리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 내에서 열리지만 일부의 보직교수만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AP 포럼이 유명인사 불러 조찬 모임하고, 지역 유지들이 해외에 다녀 온 것 이외에 내세울만한 성과가 있는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 AP 포럼과 관련된 신문기사가 눈에 띄였다.

“포항 `AP포럼`이 지난해 열흘간 미국 주요 도시들을 방문, 지역 발전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방문 기간동안 미국 주요 도시의 공공기관과 글로벌 기업, 대학 등을 둘러보면서 지역 발전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벌였다. 방문단은 시애틀 방문에서 각계각층의 대표자들이 매달 한자리에 모여 지역발전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과 피츠버그에서 지역 개발에 대한 의사결정을 주민이 주체가 돼 결정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해외방문 취지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후 어떠한 정책이 토론되었는지 그러한 토론에 실제적으로 누가 참여하고, 어떻게 실천이 되고 있는지는 일반 시민들은 알길이 없는 형편이다. 방문이 방문으로 그쳐서는 안되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해외방문을 통해 배운 정책들이 실제적으로 실천이 되어야 하고, 또한 이는 일반 시민들에게 오픈되어 feed back을 받을수 있어야 한다.

최근의 포럼들, 특히 정치인이 관련된 포럼들은 포럼이라는 공개토론을 통해 개인이나 집단의 입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치인들이 종종 포럼을 정치적 입지강화에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AP포럼이 그러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려면 좀더 투명하게 진행해야 하며, 참가자들은 공공질서의 기본인 `주차질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AP포럼을 통해 진정 지역발전의 꿈이 차근차근 실천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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