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가 장교로 근무하고 있는 최전선 부대를 찾았다. 이곳은 강원도 인제의 제4땅굴 근처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이 자주 방문했던 최전선 부대다.
지난 27일은 정전협정이 맺어진 지 6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64년전인 1950년에 일어났던 6·25는 3년간의 전쟁 끝에 정전협정이 맺어졌다.
정전협정이란 이론적으로는 남북한은 아직도 전쟁 중이며 잠시 전쟁을 쉬고 있을 뿐이라는 의미이다.
이곳에서 을지전망대라고 통일전망대와 유사한 휴전선 너머 북쪽을 내려다 볼수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비무장지대인 DMZ는 폭이 원래 4㎞이지만 서로 앞으로 당겨서 이제 불과 2㎞ 정도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고 한다. 실제 그 거리는 서로 소리지르면 들리는 거리일 정도로 가까웠다.
3중으로 쳐져있는 철책망도 모자라서 레이저감시까지 이중삼중으로 감시선이 쳐져있는 모습을 보면서 분단의 아픔이 절절히 다가왔다.
바로 옆의 펀치볼이라는 격전지는 정전직전 수만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서로 빼았고 뺏긴 전투지역으로 미군기자가 파티때 쓰이는 펀치(punch) 그릇과 비슷하다고 해 지었다고 한다.
근처 제4땅굴도 둘러보았다. 한국군이 땅굴발견을 위해 마주 파내려간 갱도를 직접 걸어들어가서 북한군이 파 내려온 굴속을 조그만 레일차로 들어갔다. 그들이 설치했다는 철로도 둘러 보았다.
분명히 아직도 휴전선 155마일은 전쟁중 임이 틀림없다.
감시초소인 GP와 GOP의 병사들과 길목 요소요소에 있는 전쟁시 적의 남하를 막을 장애물들, 그리고 전망대에서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아직도 우리는 전시상황임을 실감할수 있었다.
이들 병사들의 노고가 새삼 다가왔다. 후방에서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수 있는 것은 이들 병사들의 수고 덕분이다.
그러나 한편 정전이란 허구 속에서 서로 전쟁 발발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는 생동감 넘치는 이 젊은이들을 전쟁준비에 대비하도록 해야 하는 모순에 처해있다.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 한국- 한국전쟁은 언제 끝나고 통일이 올수 있을까? 어린 시절 왜 분단국에서 태어났을까 스스로를 원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의 분단은 민족의 슬픔이다.
1972년 남북 당국 간 최초의 접촉이 있어 평화의 기운은 보인 이후에도 북한은 40여년간 도발-위기조성-회담-원조유도 등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미사일-핵 개발도 이러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6·25전쟁의 끝무렵 태어난 필자는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북한의 도발을 보아왔다.
그러나 이제 북한이 분명이 알아야 할 것은 그토록 의지하던 중국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에는 6·25전쟁 때 개입한 것이 실책이라는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을 변화시켜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정치적인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의지를 해왔던 중국도 변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제 변해야 한다. 북한이 핵에 집착할수록 주변국은 더 강경해지고 더 무장하게 될 것이며 평화의 길은 더 멀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북한은 깨달아야 한다.
북한은 중국의 변화를 인정하고 정치사회적인 전환을 통해 남북 상호간의 위협이 현저히 감소하는 상황만이 살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한참 창의력을 발휘하고 발랄하고 그리고 생산적인 일에 정열을 쏟아야할 젊은이들이 전쟁에 대비해 서로 감시해야만 하는 상황은 정말 이제 종식 시켜야 한다.
세계 경제 강국이며 문화, 체육 등에서도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등장한 한국은 이제 통일만 된다면 명실공히 세계강국의 하나가 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60여년을 끌어온 한국전쟁은 이제 끝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