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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에 살자

등록일 2014-07-10 02:01 게재일 2014-07-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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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일 근
내 나머지 삶에 강이 흘러갔으면

새벽이면 흐르는 강물에 세수하고

그 강물 길어 그대 위해 아침을 준비하리

삶이 강이라면

나는 그 곁 키 큰 미루나무 되리

미루나무 아니면 이파리 흔들고 가는 바람

바람 아니면 떠 있는 뭉게구름 되리

강물 같은 사람아

우리 이대로 멈추어 서서 여기 살자

강촌에 살자

강물처럼 가버리는 우리네 한 생을 관조하는 시인의 눈이 깊다. 아옹다옹 싸우며 건너가는 우리의 삶이 마치 흐르는 강물 같은 것이라면 그 얼마나 허망한 것이겠는가. 비록 인간사는 강물처럼 그 강물을 흐르게 하는 바람으로 가버리는 것일지라도 시인은 강가의 미루나무처럼 견고하게 견디며 서 있는 존재를 꿈꾸고 있다. 우리 이대로 멈춰 서서 여기 살자라고. 강촌에 살자라고 말하는 시인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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