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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아 손흥민이 던져준 교훈

등록일 2014-07-01 02:01 게재일 2014-07-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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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비록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예선탈락을 했지만 한국 축구는 기대치 않은 큰 소득과 교훈을 얻었다.

그건 이번 대회를 통한 손흥민 선수의 발굴과 그가 가르쳐준 교훈이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막내에서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고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러시아전에서 최우수 선수로 뽑힌 그는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데뷔 골을 터뜨리는 등 100m를 11초대로 주파하는 빠른 발과 두려움 없는 슈팅, 창의적인 플레이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한국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가장 골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로서 그의 플레이의 과감성과 창의성은 한국축구가 가야할길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손흥민은 사실상 한국축구계에선 `이단아`로 불리운다.

전형적인 `한국식 학원 축구`를 거의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축구선수 출신인 그의 아버지는 승패를 강조하는 학원 축구 시스템이 싫어 직접 축구의 기본기를 아들에게 가르쳤다고 전해진다.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보다는 최대한 축구의 즐거움을 깨치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7세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7년간 학교 축구부에 들어가지 않고 아버지와 슈팅과 패스 등 기본기 훈련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손흥민은 “아버지와 훈련하며 맘껏 슈팅을 날리면서 즐기는 축구를 해서 너무 좋았다”고 한다.

테니스광인 필자도 유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1998년에 승부에 집착하는 한국식 학교테니스에 회의적인 학부모들과 함께 STA라고 하는 테니스아카데미를 포항에 설립했었다. STA 아카데미는 `한국 최초의 민간 테니스 아카데미`로 기록돼 있다.

주니어선수들을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 즐기는 테니스와 국제대회 참가를 통한 국제적인 감각을 길러 줬다. 그 결과 지금도 활약중인 여러 국가대표선수를 배출했다. 이 성공에 힘입어 그후 대기업에서 앞다투어 아카데미를 설치하게 됐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입시에 시달리지 않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중고교의 학교생활이 너무도 중요하다.

필자가 미국 스탠포드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칼도티라고 하는 미국학생이 있었다. 어느날 숙제가 나왔는데 도저히 풀기 힘든 문제였다. 당시 한국의 소위 일류대학을 졸업한 한국학생 여러명이 머리를 맞대고 풀었지만 풀지 못했다.

그 문제는 문제유형자체가 생소해 기존의 해법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형 창의적인 천재인 칼도티는 나에게 말했다 “해법을 찾을수 없다면 해법을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당시의 충격은 정말 신선했다. 해법을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한국학생들이었다. 해법을 찾아서 문제에 적용해 문제를 푸는데 익숙한 우리에게 해법을 만드는 창의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교수로 활약하는 한국대학을 졸업한 한국교수들 상당수가 한국에서 꼭 입학시험에 수석을 한 그런 스타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많은 걸 깨닫게 된다.

스탠포드, 브라운, MIT 등 명문대의 한국교수들은 한국에서 중고교 대학시절 특이한 생각을 하는 이단아들이었던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식 암기식 교육을 충실히 따라 입학시험등에서 수석을 했던 스타들보다 더 창의적인 연구로 미국에서는 더 인정을 받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이단아 손흥민이 한국에서는 좀더 많아져야 한다. 더 많은 손흥민이 나오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건 스포츠에서도 물론이고 학문분야, 산업분야 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우리국가 경쟁력의 토대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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