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선 한 입후보자의 딸이 해외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내용인즉 자기는 아빠로부터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자라왔고, 자식에게 관심이 없고 자식의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을 책임 질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본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어릴적 사진도 게재했다.
후보자는 자식을 외국에 보내기를 거부했고 엄마가 자녀를 데리고 외국에 나가 교육을 시키는 과정에서 빚어진 불행한 사건이었다.
입후보자는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하면서도 어쩔수 없었다고 강변하면서 이를 경쟁후보자의 공작정치라고 했고, 해당 경쟁 후보자는 즉각 명예훼손이라고 발끈하고 나서 상황은 점점 복잡해져 가고 있다. 진실이 어디 있든지간에 이번 사건은 부모 중 한 부모가 없이 자라는 자녀들의 애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러기 가족의 문제를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이번과 같이 엄마가 자녀를 데리고 외국을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빠가 교육을 위해 자녀들을 외국에 엄마와 함께 보내는 경우도 많다.
영어교육과 선진국의 창의적인 교육을 선망해 자녀를 외국에 보내는 기러기 가족이 한국에 줄잡아 5만가족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과연 교육을 위해 가족이 같이 있는 삶을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을까, 나쁠까? 이를 두고 수많은 토론과 보도가 있어왔다.
기러기 아빠가 한국에서 힘든 생활을 하고 심지어는 사망까지 이르는 사건들, 또 해외에 나가 있는 기러기 가족의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 됐었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다 보면 부부 관계가 소홀해져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고 서구권 문화에서 유학한 자녀들과 문화적 갈등을 일으키는 일도 빈번하며 극단적으로는 가족 붕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정신적 외로움과 경제적 중압감을 견디지 못한 기러기 아빠들의 자살 사건이 종종 일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경제 기업, 사회, 정치가 글로벌화 되는 사회에서 자식을 글로벌화 시키겠다는 욕심과 한국의 암기식위주와 혹독한 대학입시의 국내 교육 문제도 기러기 가족 양산에 큰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국은 자식교육에 대한 열정과 투자가 어떤 나라보다 앞선 나라로서 이러한 중년에서 이산가족 생산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산가족인 기러기 가족이 자녀들의 정서적 교육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의 케이스에서 보듯이 자녀들이 아빠의 부재에 대해 외로움 속에 성장하는 것은 분명 바람직 하지 않고 또 혼자 남겨진 아빠의 생활도 바람직한 건 아니다. 가족은 부모 자녀가 아침, 저녁으로 함께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주말엔 야외에도 나가면서 사랑이 형성되고 가족애를 통한 정서적인 교육이 돼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워싱턴한인회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자녀를 기르는 기러기 가족의 대다수가 자녀의 글로벌교육에 대한 부모의 기대가 한마음을 이루고 가족간의 소통이 잘 이뤄진다면 기러기 가족이 꼭 불행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결론은 부모와 자녀의 사랑과 관심이라고 본다. 같은 가정에서 산다고 해도 부모와 자녀가 전혀 대화가 없는 격리된 생활을 할수도 있고,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다 해도 자주연락해 목소리를 듣고 소식과 사진을 주고 받고 자녀의 진로를 조언해주는 그런 가족관계라면 지리적인 거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번 교육감 선거의 케이스는 떨어져 살았다는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비록 떨어져 있다 해도 아빠의 관심이 부족했다는 데에 자녀의 불만이 생긴 것이 더 큰 문제였다고 보여진다.
아빠의 관심이 자녀의 성공과 관심이 직결된다는 연구보고도 있었다. 기러기 가족이 바람직한 건 아니겠지만 피할수 없는 상황이라면 부모 또는 아빠의 지속적인 관심과 가족과의 대화가 올바른 자녀교육과 가족행복에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된다.
가족의 행복은 결국 가족간의 관심과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