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4일 지방 선거일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선거는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하여 대의 민주제를 구현하는 최선의 방식이다. 그러므로 지난 대선이나 총선, 이번의 지방 선거 어느 선거도 중요하지 않는 선거는 없다. 특히 이번의 지방 선거야 말로 이 나라 지방 자치를 내실화하는 중요한 선거이다. 유권자들은 선거에 참여하여 가장 유능하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자신의 대표로 반드시 선출하여야 할 것이다.
선거에 참여하고 투표하는 유형은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정치의식 수준과 투표 참여율의 상관관계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정치의식이 상당하고 참여율도 높은 바람직한 정상적 참여유형이 있다. 거기에 비해 정치의식 수준은 낮으면서도 참여율은 대단히 높은 과잉동조 형이 있다. 다른 하나는 정치의식 수준은 높은 식자층이면서도 투표 참여를 거부하는 선진국 형 무관심 형이 있고 이에 반해 정치의식 수준도 낮고 투표 참여율도 낮은 후진국 형 무관심 형도 있다. 이 나라 정치 발전을 위하여 정상적 투표 참여유형을 제외하면 다른 유형은 모두 문제가 많다.
먼저 정상적 투표 참여 형은 이번 지방 자치를 위해 지방 선거의 의미를 잘 알기 때문 대체로 기권하지 않고 투표장으로 향한다. 여기에서 자신의 투표 성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이나 이념 성향에 따라 투표함으로서 여당이나 보수성향의 투표를 할 수도 있고, 야당이나 진보 성향의 투표도 할 수 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입장에 따라 소신 투표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이념 성향이 좌우로 너무 치우치기보다는 온건한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늘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투표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 질 때 그 나라의 정치 발전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과잉 동조 투표 유형은 선거의 참뜻도 모르고, 정치의식 수준이 낮으면서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맹목적으로 무조건 투표하는 유형이다. 아직도 이 나라 선거에는 야당을 지지하면 좌익용공으로 의심하고, 여당을 지지하면 반민주화 세력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들의 투표 성향은 고정되어 적극 투표하지만 선거나 정치를 부정적으로 활성화 시키는데 문제가 많다. 친인척 후보에게 무조건 표를 주거나 지연이나 학연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유권자 유형도 여기에 해당된다. 영호남의 지역감정에 의한 `묻지 마 투표`는 특정 정당 지역 독점 정치의 온상이 되었다. 이들에게는 무식이 용감하다는 평을 면하기 어렵고,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할 난제이다.
세 번째 유형은 선거에 무관심하여 대체로 투표에 기권하는 유형이다. 여기에도 정치의식 수준이 높지만 기권하는 지식층의 무관심 유형과 정치의식 수준이 낮아서 선거의 참 뜻을 몰라서 기권하는 무식층의 무관심 유형으로 나뉜다. 이들 모두 이 나라 민주주의나 정치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후진국적 전통적 무관심 형은 우리나라의 과거처럼 돈, 향응, 이권 제공 등으로 선거 과잉 동조 유형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식자나 엘리트층으로 구성된 선진국 형 무관심 유형도 현실 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정치적 냉소주의로 연결되어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선거에 투표율이 어떻게 될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 모든 유권자들은 자기의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자신의 투표 유형부터 점검해 보아야 한다. 최소한 자신이 과잉동조 형이나 무관심 형은 아닌지 철저히 점검하여야 한다. 자신이 정상적 참여 형이라고 진단한다면 후보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후보의 자질을 검증하여 무조건 투표에 참여하여야 한다. 선거의 기권은 민주주의의 포기 이전에 과잉된 동조세력에 의해 모순된 정치현실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 수준은 결국 유권자의 선택의 몫이다. 독자들의 투표 참여를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