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단지 ㈜프로그린테크서 누출사고<BR>나무 상당수 고사·근무자들 이상증세 호소<BR>인근 통계청 사무소는 내달 청사까지 이전
지난해 5월9일 발생한 포항철강공단 내 2단지 (주)프로그린테크의 페놀 누출사고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다.
화학업체인 프로그린테크의 페놀누출 사고가 발생한지 1년이 지난 21일 오전 포항철강관리공단내 뒷마당 주차장. 한창 잎을 피워 푸르러야 할 나무들이 앙상하게 말라 죽었거나 일부는 베어져 없어졌다. 이 때문에 주차장은 나무 한그루 없는 삭막한 공간으로 변했다.
이곳 주차장의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 상당수가 당시 프로그린테크가 누출한 페놀로 인해 고사했다. 또 화단의 키작은 꽃나무와 50년생 소나무도 앙상하게 말라죽은 채 방치되고 있어 당시 누출된 페놀의 독성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짐작케 했다.
포항철강관리공단측은 지난 2일부터 정원내 말라죽은 나무를 베어내고 그 곳에 같은 수종의 나무를 심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나무 뿐만이 아니다.
프로그린테크의 인근 TCC메탈(주), (주)대성, 동북지방통계청 포항사무소, (주)세아로지스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아직까지 이상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페놀 누출 사고 당시 148명이 이상증세를 보여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도 했다.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동북지방통계청 포항사무소. 포항사무소측은 페놀 누출사고로 인한 사무실 주변환경과 직원들의 건강상 이유를 들어 오는 6월 중순께 청사를 시내 중심가인 구 포항해양경찰서로 이전한다는 것.
통계청 포항사무소 최기영 팀장은 “페놀 유출 사고이후 직원 10여명 이상이 두통과 어지럼증 등으로 진료를 받았고, 상당수가 업무하는데 불안감을 느껴 불가피하게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TCC메탈, 대성, 세아로지스, 포항철강관리공단에 근무하는 일부 직원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언제 또다시 누출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편, 환경위반혐의로 입건됐던 프로그린테크는 지난해 10월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