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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경선 금품살포 고발했을까?

6·4지방선거 선거특별취재팀
등록일 2014-05-02 02:01 게재일 2014-05-0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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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정치 몸담은 A씨, 공원식 후보 향해 칼뽑은 이유 관심

20여년 이상 정치판에서 활동한 그가 이번엔 왜 그랬을까. 포항시장 새누리당 유력후보였던 공원식 전 경북도정무부지사가 경선 하루 전에 후보 사퇴를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데 결정적 동기를 만든 포항 남구의 A씨(51).

어떤 경우든 간에 선거판에서 돈을 주고 표를 사는 행위에 대해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어서 원인을 제공한 공씨 측 캠프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경선이 하루 지난 1일에도 여전히 차갑고 따갑다.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되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한켠에선 여전히 사건 전모를 궁금해 하는 이들이 적잖다. 특히 경찰에 신고한 A씨의 이력을 보면 고개가 더 갸우뚱해진다. 우선 A씨는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몸을 담아 누구보다 그쪽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다.

새누리당 지역 당원부터 시작, 협의회장을 맡은 이력이 이를 말해준다. 그는 보궐선거를 통해 입성한 박명재 국회의원이 재선거 후보였던 당시에도 당원협의회장을 했다. A씨의 한 지인은 “그는 정치판이 돌아가는 것을 누구보다 빨리 읽어 왔다”면서 그동안 열심히 당 생활을 했다고 귀뜸했다.

그는 20년 넘게 선거판에 있으면서 선거도 그만큼 많이 치뤘다. 선거판은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부분이 많고 이런저런 사연이 복잡하게 얽히는 것이 통상적 관례다. A씨 역시 그런 걸 모를 리 없을 터다. 그런 그가 이번엔 작심하고 경찰로 가 칼을 뽑았다. 그리고 공원식 후보는 순식간에 날아갔다.

더욱이 그는 경찰에 가서 금품수수사실을 제보하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공 후보 측 핵심 운동원이었다. 당원 투표에 앞서 땀을 흘릴 정도로 열심히 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가 돈을 받았다고 신고한 B씨(52)와는 오랜 선거운동 동지이고 모임도 같이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

그런 그가 친구와 나눈 대화를 녹음까지 했다. 이 녹음파일은 경찰에 제출됐고, 선거운동 후 사무실로 돌아가던 B씨는 현장에서 붙잡혔다. 경선 하루 전날 포항이 발칵 뒤집어졌고 B씨와의 관계를 통해 제보자 A씨의 신분은 곧바로 노출됐다.

이런 연유로 여러 이야기들이 씨줄날줄로 엮였고, 그것은 곧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공작설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껍질들이 벗겨져 나오고 있다. 진실이야 당사자가 입을 열지 않는 한 알 수 없지만 당일 A씨의 행적과 그동안 그가 했던 말, 경찰의 진술 등이 종합돼 각가지 `설`이 지역 정가에 나돌고 있는 것이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에는 배후설이 나돌았으나 최근 공원식 캠프 인사와 불협화음이 다소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있게 퍼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정치판에서 선거는 한판 전쟁이다. 그러다보니 살벌하기까지 하다. 당연히 구성원들끼리도 다툼이 잦다. 때론 몫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걸 오랜 세월동안 정치판에 몸을 담았던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 입장에선 왜 그런 일을 벌였는지 더욱 궁금해 하는 것이다. 그는 금품선거를 뿌리뽑고자하는 순수한 마음이였을 터이지만 그가 정치판을 돌았고 정치판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래서 그 동기를 짐작하기 어려워 사법당국의 수사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4지방선거 선거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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