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글은 원래 혼자 쓰는 거다. 혼자 왔다 혼자 가는 인생, 문리를 깨치는데 무슨 친구가 필요할까 싶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다. 그 어떤 주변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글쓰기 한 길을 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글쓰기 모임을 만들어 서로 용기를 북돋우고 조언을 마다하지 않는다. 혼자서는 포기하기 쉽지만 함께 하다 보면 서로 상승작용이 되어 문리의 실체에 훨씬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친구란 어려울수록 손 맞잡고 힘들수록 어깨 두드려주는 관계이다. 수행에 그런 도반이 있듯이 글쓰기에서도 글 도반이 있다. 도반과 함께라면 글쓰기도 그렇게 두렵지 않다.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도 제대로 된, 글 한 줄 얻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글을 읽는다는 것과 글을 가르친다는 것 또한 글을 쓴다는 것은 제각각 다르다. 글 보는 안목은 있어도 그 안목만큼 잘 쓸 수 없고, 글 쓰는 법을 가르칠 순 있어도 그 가르침처럼 잘 쓰기는 어렵다. 그만큼 글쓰기가 어렵다.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는 글쓰기의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글 솜씨를 유지하고, 그 이상으로 향상시키려면 매일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좀 숙달됐다 싶어 연습을 게을리 하면, 금방 둔해집니다.` 게을러지는 그 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쓰는 이에게는 글동무가 필요하다. 글쓰기에서 도반이 요청되는 이유이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