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고 박완서 작가의 `읽어버린 여행 가방`을 시작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 `귀신고래`, `엄마를 부탁해`, `덕혜옹주`, `아프니까 청춘이다`, `종이책 읽기를 권함`에 이어 지난해에는 `시 읽기 좋은 날`이 원북으로 선정되었다. 해마다 선정된 한 권의 책은 시민들의 독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올해도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추천 목록에 올렸다. 인문학 열풍을 실감하듯 여전히 인문학 관련 서적들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소설 분야 책들도 그에 못지않은 지지와 관심을 얻었다.
다(多)추천을 받은 동시에 범시민적 독서 운동 취지에 맞는 도서 몇 권이 최종 후보에 남았다. 그 어떤 것이 선정되어도 무방한 터라 한 권을 골라야 한다는 게 난감하기만 했다.
난상토론 끝에 선정된 도서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소금`이다. 아버지 부재의 현실을 통렬히 자각하고 그 시선을 독자에게 돌려 공감을 유도하는 작가의 진중한 시선이 선정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그간 모성의 핍진한 희생에만 독자적 애정을 가졌던 이들이라면 이제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곡진한 삶 또한 재조명 받아 마땅한 것임을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느끼게도 되지 않을까.
올해의 원북으로 선정된 `소금`이 부디 널리 퍼져 한 사람의 내면을 알맞게 절이고 나아가 시민 의식을 성숙시키는 그야말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본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