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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기숙사 룸메이트는 엄마랍니다”

심한식기자
등록일 2014-04-01 02:01 게재일 2014-04-0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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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1급 김하은씨, 엄마와 대구대서 동고동락
▲ 대구대 비호생활관(기숙사)에 엄마와 함께 사는 김하은씨 가족(왼쪽부터 김하은, 아버지 김태관, 어머니 박미정씨).
대구대 기숙사에서 모녀가 함께 생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대구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김하은(19·여)씨의 기숙사 룸메이트는 `엄마`다.

지체장애 1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딸을 옆에서 돌보고자 어머니 박미정(48)씨는 딸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박미정씨는 “집이 울릉도라 통학하거나 따로 집을 구해 생활할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며 “기숙사 입사 경쟁이 치열함에도 학교 측의 배려로 딸과 함께 기숙사에 살게 됐다”고 했다.

김하은씨는 4살 때 집이 산사태로 묻히는 사고로 상·하반신 마비(상반신은 어깨 아래쪽부터 마비)가 생겨 다리와 팔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지체장애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아버지인 김태관(48)씨는 딸의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울릉도에는 대학이 없어서 딸이 육지로 나와 학업을 이어가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태관씨는 “딸의 대학 진학과 관련해 주변에 많은 조언을 구했는데, 하나같이 장애학생이 다니기에는 대구대만 한 곳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대구대로의 진학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숙사에 살면서 가장 좋은 점은 등·하교가 편해졌다는 점이다.

대학 진학 전까지 김하은 씨의 등·하교는 아버지의 몫이었다.

울릉도 내 한 중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태관씨는 매일 아침 딸과 함께 출근해 딸을 업고 교실까지 계단을 오르내리며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대학 새내기로 캠퍼스 생활을 시작한 김하은씨는 매일 아침 생활도우미인 같은 학과 선배인 정균영(사회복지학과 2년)씨와 함께 등·하교 및 강의실 간 이동을 하고 있다. 모든 건물에 엘리베이터나 경사로를 따라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어 예전처럼 업힐 일도 없다.

캠퍼스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 김하은 씨의 꿈은 `사회복지 상담사`가 되는 것이다. 필기를 할 때면 연필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얼굴과 팔 힘으로 힘겹게 글씨를 써 나가지만 한자 써 나갈 때마다 그 꿈은 점점 단단해지고 있다.

박미정씨는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다녔다고 하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딸이 무사히 졸업장을 받는 그날까지 끝까지 옆에서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대에는 총 192명의 장애학생이 학업에 몰두하고 있다.

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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