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있음직한 투정 부리고 불끈하는 이, 무한 호기심에다 보기 좋은 웃음으로 제 낙관을 몸소 보여주는 이, 로맨티스트에다 티 나지 않게 타인을 배려하는 이, 나이를 잊은 듯 끓어오르는 책임감과 에너지로 직진 본능을 실천하는 이. 모두가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고유한 캐릭터들이다. 각자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어울리는 그들을 보면서 시청자 자신도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려는 자가 훈련을 하게 된다.
타자를 제 입맛에 맞도록 고칠 수는 없다. 제 스스로도 변하기 어려운데 제 기준에 타인이 맞춰주기를 바라는 건 평생 해결하지 못하는 숙제가 되고 만다. 모든 타자는 자신이 마련한 기준의 행동 패턴을 따른다. 내가 마련한 그 기준과 다르다고 타자가 틀린 건 아니다. 다만 다를 뿐이다. 그들은 이미 이러한 기본 생활 철학을 다 알고 여행길에 오른 것 같았다.
특히 이순재 어른은 고대로 본받고 싶을 정도로 매번 명쾌한 어록을 생산한다. `나이 먹었다고 주저앉아서 대우 받으려 하고 어른 행세하면 늙어 버리는 거고, 난 아직도 한다 하면 되는 거예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쭉 가면 되는 거예요. 우리 나이쯤 되면 언제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건 잊어버리고 주어진 대로 당장 할 일을 하는 거지요. 끝을 생각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거지요.` 나이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나이 먹어도 의식이 주저앉지 않도록, 나이 먹더라도 대접 받지 않도록 늘 연습하는 것, 이것이 젊게 사는 비법이렷다!
/김살로메(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