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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수권 정당이 되려면

등록일 2014-03-24 01:10 게재일 2014-03-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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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안철수의 독자적인 `새 정치`는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야권에서는 대체로 새로운 신당 창당을 환영했지만, 여권에서는 `새로운 정치`는 사라지고 구태의 정치로 역행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는 새 정치 민주 연합에 대한 지지율이 30%대를 상회하여 새누리당과 간격이 6~7%대로 좁혀지고 있다. 과거 민주당에 비해 정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통합 신당이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담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명명한 통합 신당에는 아직도 많은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아마 통합 신당은 정강 정책뿐 아니라 당면한 지방 선거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합당의 전제가 된 기초 선거의 정당 공천 폐지문제도 다시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정강 정책에서 6·15 선언과 10·4 선언 폐지문제까지 제기되기도 하였다. 새 정치 연합과 민주당의 이번 통합 결정은 당 이념의 합치 보다는 양측이 처한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급격한 봉합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먼저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당의 이미지를 쇄신하여 국민적 신뢰부터 얻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통합 신당은 전통적 민주당의 투쟁만이 능사라는 이미지부터 탈색하여야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과 거리의 정치는 강성 야당의 이미지 형성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시민 사회의 신뢰구축에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신당은 과거 권위주의 독재 정치 하에서의 체득한 `투쟁의 정치`를 지양하고 `새로운 책임의 정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지난 대선전의 `안철수 현상`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의 분출 결과이다. 벌써 새 정치에 안철수는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좌 클릭 우 클릭 논쟁을 지양하고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인 열망에 적극 부응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새정치 민주연합은 흑백이라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 참신한 정책을 통해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패인중의 하나는 진보 정책의 헤게모니를 새누리당에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 민주당은 총선과 대선에서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나아가 대북 정책마저 새누리당의 개혁 정책에 밀려 버렸다. 민주당은 결국 당의 색깔도 통일하지 못하고, 녹색과 황색 사이를 방황하다가 붉은색인 새누리당에 패하고 말았다. 통합 신당은 당의 정책실이나 싱크 탱크를 대폭 보강하여 시대의 변화에 적합한 매력적이고 합리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통합 신당은 정당의 조직을 하루 빨리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새로운 당원을 대폭 영입하여 당 이미지를 쇄신하여야 한다. 사실 통합 신당에는 구성면에서 아직도 이질성이 많아 갈등의 소지가 다분히 있다. 민주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 친노와 비노가 헤게모니 싸움을 준비하다 갑작스런 통합 사태를 맞이한 것이다. 새로운 신당 창당에는 친노 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구도 하에서 안철수 신당파가 또 하나의 정파로 탄생한 셈이다. 이들을 화학적으로 통합하여 하나의 기치아래 결집하는 데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차제에 개방적인 공모의 방법 등을 통해서 새로운 진성 당원을 새 정치 연합에 대폭 수혈하여야 당의 모습이 바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6·4 지방 선거,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조직과 운영을 새롭게 정비하여야 한다. 새 정치 연합이 이념면에서 `성찰적 진보 노선`을 잘 살려서 시대의 변화에 적합한 정강 정책을 제시하고, 조직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진정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 국민적 신뢰와 지지는 더욱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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