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완 하
마당 한구석 작은 염소 한 마리가
그 가족의 모든 미래다
온전히 기댈 언덕이다
여인 하나 제 몸보다 더 큰
푸성귀를 이고 푸른 들에서
유채꽃밭을
걸어나온다
꽃과 꽃 사이 또 하나의 길이 열린다
작은 염소 한 마리가 한 가족의 생계 수단이 될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시인은 여인이 걸어나오는 길에서 인생의 새로운 한 길을 발견하고 있다. 위대한 인간만이 인간 세상에 길을 내는 것은 아니다. 노동을 끝낸 여인이 밭을 걸어나오는 순간 시인은 거기서 지극히 가난하고 소박한 시골 아낙네의 한 생이 만들어 가는 생의 한 길을 발견하고 우리에게 툭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