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대 식
쌀 속에 검은 쌀벌레 바구미가 떴다
어미 잃은 것들은 저렇듯 죽음에 가깝다
맑은 물에 몇 번이고 씻다 보면
쌀뜨물도 맑아진다
석유곤로 위에서 냄비가 부르르 부르르 떨고 나면
흰 쌀밥이 된다
아버지는 밥을 푼다
꾹꾹 눌러 도시락을 싼다
빛나는 밥 알갱이를 보며 나는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다
죽어도 잊지는 않으리
털이 숭숭 난 손으로 씻던
그
하. 얀
쌀
어머니 없이 성장기를 보낸 시인에게 어머니의 빈 자리를 대신해 주신 아버지에 대한 정성과 사랑을 떠올리며 눈물겨워하고 있다. 이 시에 나타나는 아버지는 비단 이 시인의 아버지만은 아닐 것이다. 어렵고 힘든 시대를 건너며 어린 것들을 챙기고 먹이며 싸안고 들쳐업고 건너온 아버지의 그 살가운 사랑과 희생을 이 시를 통해서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