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 봉
밭두둑의 흙은 강아지풀의 집이지요
강아지풀은 흙 속에서 살지요
밭두둑의 강아지풀은 흙의 대문이지요
강아지풀을 여닫으며 흙은 숨 쉬지요
흙의 대문 위에 이슬이 맺혀 있군요
강아지풀, 모처럼 세수를 했나 보내요
꽃대궁이 강아지꼬리를 닮았다해서 강아지풀이라고 부르는 거기에서 시인은 이 식물의 집이 흙이라고 말하고 있다. 흙은 만물을 함유하고 있다가 씨앗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식물로 키워낸다. 사람조차도 흙에 발을 대고 살아가고 있다. 흙을 발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의 발과 발가락은 흙에 뿌리를 내린 것과 유사하다. 여기서 시인의 식물도 인간도 흙과 함께 하는 상생의 원리 같은 것을 발견하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