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말 화
모로 눕자 예민해진 소리들이 누렇게 흘러나와
들리지 않는 소리로 바뀌었다
난 다만 작고 희미해지는 것이 안타까웠을 뿐
씨이잉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깜깜해진
소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을 뿐
어둠을 연습하는 어떤 몸짓과는 달랐다
들어야하는 것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없는 마음을 생각했다 내가 듣고 싶은 건
세상에 없는, 세상에 늘 있는 엄마
얼마나 파고들어야 들릴까
저 따뜻한 소란을 흘려주는 회리 소리
의사는 빛으로 소리를 쏘았다
돌돌 말려 들어갈수록 빛이 닿지 못하는 고막의
소실점 너머, 맨 처음소리 하나 가질 수 있다면
나는 이 귀머거리의 나날이 좀 마음에 든다
귀의 통증을 통해 어쩌면 심각한 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시인은 거기에 머무르고 주저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 갈수록 떨어지는 청력에 의지하지 않고 마음으로 듣고 소통하는 법을 익혀나가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도 시인의 마음이라는 고막을 통과하면 평안하고 평화롭고 따스한 소리로 환치되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