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개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국민들은 혼란스러워 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도 어느덧 1년, 국제 및 북한의 정세가 한치 앞을 바라볼 수 없고 민생 관련 법안들은 산적해 있는 가운데 소중한 시간들이 지나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 일부 직원들의 댓글 등 일탈행위가 야기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고 최근 `국정원 개혁`이 쟁점화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진행 중인 국정원 개혁 특위가 어떤 결론을 내든지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국정원이 단순한 국가조직이 아니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북한의 격변기 속에서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극동아 해양 및 영공·영토문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국익을 위한 특허 및 산업스파이전쟁 등으로 국정원의 역할과 기능이 날이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지금도 침묵을 하고 있는 다수의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남북 대치 상황에 맞닥뜨려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국정원의 존재이유를 필수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3일 국정원이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을 발표할 때만 해도 일부에서는 믿지 않았고 믿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정원 발표를 의심어린 눈초리로 보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모든 것이 사실로, 정황이 상황으로 그리고 열흘 만에 21세기 이 시대에 사는 모든 세계인은 북한 정권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상황을 접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 사이에는 지금 북한의 상황에 대해 이번 일을 계기로`체제 공고` 또는 `북한 정권의 붕괴 수순`등 다양한 분석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북한에 바라는 것은 개혁 개방을 통한 자생력 확보와 건전한 국제사회 일원으로 역할을 다하면서 평화 통일로 함께 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희망과 다르게 지금 북한은 핵과 대남 사이버 심리전 그리고 체제 유지를 위한 무자비한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고 남한 내에서 그러한 집단을 막연히 동경하고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일부 세력들을 보면 씁쓸한 생각이 든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북한의 격변기에 맞서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대처는 조용히 할 수밖에 없고 그 중심에는 국정원이 있다. 북한의 대남공세가 무력과 사이버 공간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강화되고 있고 간첩들이 대한민국에서 준동하는 엄연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국정원의 국내파트 폐지, 업무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실질적인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해서 신중히 다가가야 한다.
다만, 지난 대선 때와 같이 국가기관 일부 직원들의 댓글 등 일탈행위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되겠고 이번에 국정원을 개혁한다면 직원들의 활동이 정치개입 논란을 빚지 않도록 철저하게 견제해야 할 것이다.
지난 6월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국가안보국(NSA) 무차별적인 휴대전화 통화 기록 정보 수집 폭로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당사국인 미국을 비난했지만 정작 미국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그 타당성에 목소리를 같이 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익을 최우선에 둔 하나의 목소리라는 점이다.
곧 국정원 개혁 특위의 활동으로 마무리 되겠지만, 어떤 결론이든 국정원 본연의 역할을 되새기고 무엇이 국익을 위한 최선의 결정인가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과거는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이제는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공통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