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이어 남구 상도동에 대형유통점의 진출이 경북도의 조건부 승인이 남에 따라 지역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포항시 상도지구(상도동 472-1번지)에 들어설 예정인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3만2천650㎡ 규모의 이 대형유통점은 최근 경북도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나 포항시 유통사업장 개설 허가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고 하는데 전통상업보존구역(효자시장) 제한을 포항시가 어떻게 풀어나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SM(Super Supermarket)으로 불리는 대형유통점의 진출은 죽도시장을 비롯해 포항시내 모든 전통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중앙상가와 죽도시장 뿐 아니라 이동과 학산동, 해도동, 두호동, 양덕동은 물론 멀리 구룡포와 오천, 문덕까지 포항 전역의 보세와 상설, 브랜드 의류점과 각종 잡화점 등의 매출이 바닥 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욱이 유동인구 감소로 인해 포항의 전통시장과 골목시장 등 모든 업종들이 2차적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세 상권의 침체는 상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포항 전체의 경기침체를 불러와 지역경제를 파탄시킬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역 상인들은 대기업으로부터 포항시민들의 생존권과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포항 전역의 모든 상가에 대형유통점 건립을 반대하는 푯말과 현수막을 설치키로 했다.
막강한 자금력과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이 중·소도시의 지역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동네골목까지 대형유통점과 SSM을 진출시킴으로써 골목상권을 유지해 온 지역의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 1999년 당시 46조 2천억원에 달했던 전통시장 매출액은 2010년 24조원으로 반 토막이 났고, 반면 7조 6천억원이었던 대형유통점의 매출은 33조원으로 4배 이상, 대형유통점 및 SSM의 입점은 5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포항의 경우, SSM을 비롯한 대형유통점이 수 개가 출점해 영업하고 있다. 이에 포항의 지역 상인들은 심각한 경영난과 존폐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으로 사회 양극화는 더욱더 심화될 것이다. 이제는 골목상권 상인들의 희생을 전제로 급성장한 대기업이 상생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 영세 상인이 상생 발전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당연한 시대적 과제다. 지역의 영세상인과 소비자들의 사회적인 관계와 삶의 공동체 형성은 지역사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야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지역경제가 대형유통업체로 독과점화 되면, 종국에는 지역 상인의 지역공동체는 붕괴되고, 이는 지역주민과 지역 소비자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이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공룡 같은 대형유통점의 공세 속에서 지역상권의 보호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우선 53만 시민에게 당부 드리고 싶다. 그동안 대형유통점 이용만 고집했던 습관을 버리고 아이들과 함께 우리시의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동네 슈퍼나 작은 점포도 이용하도록 적극 권한다. 이는 결국 53만 포항시민 공동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일 것이며 소비자의 권리와 지역 상인의 생존권 보호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