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조 경산시장 취임 1주년 평가와 전망
지난해 12월 19일 보궐선거를 통해 취임한 최영조 경산시장이 오는 20일 취임 1년을 맞는다.
행시 출신으로 구미 부시장 등을 역임해 행정전문가로 알려진 최 시장은 경산시가 그동안 몸살을 앓았던 인사 불만과 나누어진 지역민심을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신중한 성격에 따라 일부에서 추진력과 결단력이 다소 미흡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최 시장의 취임 1년을 돌아보며 선거기간 약속했던 △일자리 1만 개 창출 △경제자유구역 중심의 성장 주도사업 클러스터 육성 △전통시장 특성화 및 명품화 △고령자 일자리 창출 △명문고 육성과 공교육기반 강화 등 경산시가 앞으로 나갈 방향과 공직자로서 최 시장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능력 위주 인사시스템으로 공직사회 분위기 쇄신일자리 창출-문화·관광·체육분야 활성화도 성과
일부사업 시행착오에 시책개발 미흡 아쉬움 남겨
30년 공직생활을 경험한 최 시장의 지난 1년은 `소통과 화합`을 빼놓을 수 없다.
취임 일성으로 “시장실의 문을 열고 시민과 공직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던 최 시장은 취임 후 보궐선거 출마자들과 간담회, 당정협의회 개최, 관내 대학총장과의 만남, 재계와 협의 등과 함께 지역민과 얼굴을 맞대는 행사에는 빠짐없이 출근하며 지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귀를 기울였다.
또 시민이 시정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시정 슬로건을 공모를 통해 `새로운 미래로 함께하는 희망경산`으로 정하고 기업투자유치와 취업알선 등을 통한 민간기업 일자리 만들기, 취업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일자리 창출에 힘쓰기도 했다.
시장·부시장 관사를 과감히 매각해 권위주의적 행정을 탈피하고 국·도비 시책발굴보고회, 국가투자예산확보추진전략 보고회까지 챙기는 등 일하는 시장의 이미지를 보였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취임 초부터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강조하면서 희망일자리센터와 새벽 인력대기소,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 사회적기업 일자리사업, 직업훈련 등을 통해 1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5월 전국 최초 마트형 전통시장으로 첫선을 보인 하양공설시장도 `꿈바우시장`이란 별칭으로 재탄생하면서 서민경제를 이끌고 있다.
기업후견인제, 중소기업운전자금 지원, 중소기업인턴사원지원, 근로자복지회관운영과 무역투자사절단 파견 등으로 기업의 경영안정과 열심히 일하는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매달 선정하고 있는 `이달의 기업` 제도는 경산만의 특별한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산의 미래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내 경산지식산업지구 조성사업은 부지보상에 나서고 첨단메디컬 융합섬유센터 기공식을 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산지식산업지구를 위해 2020년까지 1천566억 4천만원의 시비를 마련해야 하는 문제, 하양공설시장의 활성화, 새롭게 시작할 자인공설시장 현대화의 내실, 제2의 남천 보도교 등 불필요하게 제기되는 각종 사업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이 앞으로 요구되고 있다.
□일꾼이 대접받는 공직사회로 변화
최 시장이 지난 1년간 중점을 둔 것이 일하는 공직사회와 누구나 인정하는 인사시스템의 가동이었다.
매관매직으로 실추된 경산시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인사권을 부시장에게 이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인사를 청탁하는 공무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개석상에서 공언하는 등 인사시스템을 바로 세우기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지난 1월과 7월의 정기인사결과로 나타나 `일(능력) 보다는 시장에게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그동안의 공직사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또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협소한 사무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별관청사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을 챙기고 민원처리 진행 상황을 민원인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리는 민원알리미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직자가 오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했다.
□문화·관광·체육 도시로 진화 중
경산은 김유신 장군이 압독국의 군주로 삼국통일의 기틀이 된 군사를 훈련하고 대중불교에 앞장섰던 원효대사,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선사, 이두를 창제한 설총이 태어난 고향으로 알려졌으나 변변한 문화유적을 갖지 못하고 있다.
또 자랑할 만한 관광자원도 빈약해 관광자원의 개발과 함께 지역을 알리는 것이 현안사업 중의 하나다.
원효와 설총, 일연 등을 조명하고 정체성 있는 문화브랜드로 육성코자 역점을 둬 추진한 삼성현 역사문화공원이 지난 6월 준공돼 2014년 말 개관을 목표로 전시콘텐츠 설치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여자농구 챌린지컵대회와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그리고 추석장사 씨름대회 등으로 시민에게는 즐거움, 전국에는 경산을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러한 노력에도 경산의 양대 축제인 경산자인단오제와 경산 갓바위축제가 지역색깔에 국한된 축제로 제자리를 찾지 못한 점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특히 460여억원이 투입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이 건물을 준공하고도 전시공간을 채울 수 있는 유물이나 콘텐츠 부족으로 18개월을 빈 껍데기 건물로 유지해야 하는 시행착오는 비록 최 시장의 허물은 아니지만, 앞으로 어떤 사업을 추진하든지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시정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공모를 통해 시정슬로건을 정한 최 시장은 시민이 직접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정 주요시책공모제를 도입하고 예산편성에 시민의 의견을 담는 주민참여예산제도를 시행했다.
시정의 자문역으로 지역의 12개 대학교수 23명을 초빙해 정책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출향인사들이 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시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명예 읍면동 장제를 도입했다.
위기가구 긴급지원을 위한 `희망복지지원단`을 운영하고 외국인 이주자의 조기 정착을 위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치·운영,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교통약자 콜택시`를 도입했다.
여성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가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환경을 추구해 여성가족부의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최 시장의 1년간의 시정운영은 지방재정 균형집행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단체로 건강증진사업, 드림스타트사업, 식품위생안전, 상수도공기업경영, 지역복지사업, 농업인교육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16개 분야에서 수상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1년밖에 되지 않은 짧은 재임기간이라 새로운 시책이 부족했다는 평가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