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가 말이 아닙니다. 여야의 정치적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지 모르지만 지금의 대치 국면은 해도 너무 합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 끝 난지 거의 일 년 다 되었는데 그 후유증으로 싸우는 나라가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여야 정치의 장인 국회가 하루도 정쟁으로 얼룩지지 않은 날이 없었으니 국민은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정치의 본질이 국리민복(國利民福)인데 이 나라 정치는 국리와 민복과는 너무나 멀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국회는 급박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를 방치하고 벼랑 끝으로만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쩌다 이 나라 주인인 국민이 머슴인 정치인을 걱정하는 나라가 되었습니까.
여야는 아직도 정치 파탄의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전가하고 있군요. 지난달 28일에도 여당은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단독으로 결행하고, 야당은 국회를 포기하고 강경 투쟁을 선언하였습니다. 여야 대변인이나 당 지도부는 평생 상종하지도 않을 사람들처럼 독기 어린 발언으로 상대를 비난할 뿐입니다. 교육적으로도 이 나라 어린 세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지 걱정입니다. 여야 정치인들이 이처럼 편을 갈라 싸울 때 결국 유권자도 시민 사회도 둘로 갈라져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언론에서까지 보수와 진보 논객으로 나누어 싸우고 있으니 `국민통합`은 더욱 물 건너가기 마련입니다. `사회 분열`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공허하게 들릴 뿐입니다.
이러한 정치 탈선의 책임은 억울하겠지만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똑 같이 있습니다. 집권 새누리 당은 그 책임은 더욱 크고 막중합니다. 집권 여당은 결국 국정 혼란의 총체적 결과를 책임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시중에는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여당 지도부의 정치 행태를 비판하는 소리도 많습니다. 과거에는 여당내의 야당이라는 오해를 받으면서 까지 올곧은 주장을 하는 정치인도 보였는데 말입니다. 집권 여당 내에 대통령이나 청와대를 향해 쓴 소리하는 정치인은 한명도 보이지 않으니 어찌된 일입니까. 오늘의 파행 정국의 책임은 대통령의 소통 부재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은 여권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2년 후 공천 걱정을 하고 있습니까.
시중에는 사사건건 여당 발목 잡는 민주당이 책임이 더 크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야당 역시 정치 파탄의 책임은 면하기 어렵습니다. 선거를 통해 두 번이나 집권경험이 있는 민주당이 아직도 거리의 정치, 투쟁의 정치를 탈피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어떠합니까. 민주당이 합리적인 대안 제시 없이 상투적인 억지 주장만 편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우려야 합니다. 계속된 강경투쟁은 당내 선명성 경쟁에서는 이길지 모르지만 양식 있는 국민들로 부터는 외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보다 뒤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아직도 민주당은 친노의 프레임에 걸려 한발 짝도 전진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이라도 여야는 파행의 정치, 갈등의 정치를 종식시키는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여야가 정치적 타협을 해야만 상생할 수 있으며, 이탈된 민심도 되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여야 지도부는`역사적 타협`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정 어려우시면 독일의 여성 총리 메르켈로부터 한수 배워 오십시오. 그녀의 기민당이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했지만 야당인 사민당과 마라톤협상으로 새 연정을 이끈 지혜를 배워 오십시오.
여야 지도부가 하루 빨리 머리를 맞대고 실타래처럼 엉킨 정치적 쟁점을 하나씩이라도 타결해 주십시오. 우리 국민들은 여야 정치 지도자가 손잡고 활짝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