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彿谷山에서

등록일 2013-11-15 02:01 게재일 2013-11-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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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희 구
산이 무척 깊어졌다

땀을 닦으러 잠시 숲 모퉁이 깊은 곳으로

들어서자 갓 피어난 산수유 한 떨기와

멀리서 개 짓는 소리가 산을 컹컹 울렸다

산이 깊을수록 먼 개 짖는 소리는 가깝다

한 자락 소슬바람이 지나쳤다

한 떨기 산수유가 파르르 떨린 것이

소슬바람 때문인지

개 짖는 소리의 컹컹 하는

울림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시인은 존재의 근원을 갈구하며 끝없이 맴돌고 찾아다니는 존재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시인은 끊임없는 방황과 모색의 길에 나선 존재이리라. 이 시 또한 그런 탐색과정의 하나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시인은 산속에서 갓 피어난 산수유 한 떨기와 만나기도 하고 멀리 개 짖는 소리와 만나기도 한다. 이런 만남을 통해서 시인은 이미 다른 어떤 곳으로 향한 걸음을 시작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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